하나 "긴축 미룬 英, 시장 안도했지만 중기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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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긴축 미룬 英, 시장 안도했지만 중기 불확실성↑"

영국이 가을 예산(Autumn Budget)에서 즉각적인 긴축에 나서지 않으면서 길트 금리와 파운드화 환율이 안정을 찾는 등 시장의 안도세가 확인된다. 하지만 당장 단기 리스크가 누그러진 것과 대조적으로, 중기 재정부담과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2일 '영국 가을 예산, 숨겨진 긴축 찾기 숙제' 보고서에서 "영국은 긴축이 필요하지만, 이번 가을 예산에서 즉각적인 긴축을 택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영국은 높은 부채 부담, 향후 3000억파운드 수준으로 유지되는 대규모 길트 발행, 핵심 공공서비스의 누적된 압력으로 중기 재정 긴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는 주요 재정 조정 수단을 향후 몇 년 뒤로 배치하는 후행형 구조(Back-loaded)를 취했다"면서 "'긴축 기조를 유지하되, 충격은 당장 피한다'는 이 구성은 시장 입장에서 단기 리스크를 누그러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길트 금리와 파운드 환율의 안정에 기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핵심 증세 조치들은 대부분 2028~2030년으로 미뤄져 2026년의 개선은 보여주기 성격의 '겉긴축'일 뿐이며, 실질적 긴축은 여전히 미래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예산 발표 후 길트 금리가 하락한 것 역시 "구조적 신뢰 회복 때문이 아니라,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되돌림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경로도 흔들 필요가 없게 만드는 중립적 구성"이라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 경로를 새롭게 만들기보다는 기존 방향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BOE가 이달 금리를 인하하고, 내년에도 두 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중기 재정부담은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향후 3년간 총 3000억파운드 수준의 길트 발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027~2030년 부처 예산 증가율은 연 0.6%에 불과해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 여기에 공공서비스는 이미 과부하상태다. 이 연구원은 "어느 지점에서든 추가 지출 압력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제는 이번 예산에서 정치적 부담이 적은 소규모 세수 수단 (부동산세, 연금 과세조정 등)이 이미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향후 소득세, 부가가치세(VAT), 국가보험 등 대형 세목을 손대는 증세 논의가 불가피하게 재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예산이 단기 부담을 피한 덕분에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했지만, 중기 재정 신뢰는 오히려 더 불투명해진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PSNB(공공부문 순차입) 개선 착시와 재정 충격 회피 덕분에 길트 금리의 안정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를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기적으로는 대규모 길트 발행 유지, 자산매입기구(APF) 매각, 발행 만기 단기화 등 구조적 요인들로 인해 금리 변동성과 공급 부담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자산배분 측면에서는 중기 듀레이션에 대해 보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3~7년 만기 채권의 비중을 줄이고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거나, 헤지·대체투자를 통해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할 것을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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