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가상자산] 개인도 쉽게 150배 레버리지…'연쇄 청산'에 변동 폭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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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가상자산] 개인도 쉽게 150배 레버리지…'연쇄 청산'에 변동 폭 극대화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가상자산 시장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 증거금을 담보로 한 ‘레버리지’ 투자가 꼽힌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이뤄지면서 가격 변동에 따른 청산 빈도가 잦아지고, 단기적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연쇄 청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지적이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 등 일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는 개인이 최대 150배까지 레버리지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레버리지 투자는 증거금 등을 담보로 개인이 투자한 현금보다 많은 규모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다.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규모도 커지지만, 증거금보다 자산의 가치가 작아지면 ‘청산’이 이뤄진다.

문제는 선물 시장에서 ‘포지션 청산’이 이뤄지면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에 대한 강제 매도가 이뤄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 때 매도 물량이 한 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이뤄지고, 다른 투자자의 청산을 촉발하면서 연쇄 청산에 따른 시장 단기 변동성 확대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10일에는 이런 연쇄 청산의 영향으로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비트코인 가격이 12만2510달러에서 10만4582달러까지 하락(14.6%)하기도 했다. 24시간 동안 이뤄진 청산은 19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레버리지 투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개인도 최대 150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보니 시장에서 과도한 신용공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150배 레버리지 투자의 경우 1% 미만의 하락에도 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

원자재 등 일반적인 선물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배율이 고정돼 있고 투자 전 필수 교육과정이 있지만, 가상자산 선물 투자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선물 시장으로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 몰린 유동성 중 상당수가 단순히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한 것인 만큼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폭락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현지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 등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우려할 만한 지점이다. 관련 우려가 현실화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이 실제 기업의 지급불능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 전문가는 “비트코인 보유 기업에 대한 위기설은 변동성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레버리지 활용과 신용공여가 구조적으로 높다는 점은 분명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하락이 빠르게 강제 청산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기업·프로토콜·거래소 단위의 스트레스가 순차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레버리지 기반 시장에서는 작은 충격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어 신용 구조의 취약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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