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브랜드들이 다시 중국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접근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광고를 집행하고, 대행사 운영을 맡기고, 채널을 확보하는 방식, 즉 익숙한 ‘한국식 마케팅 프로세스’다.
현재 중국 관광객의 실제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순 광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늘날 중국 소비자의 여행 선택은 SNS에서 좌우된다. 다만 중국은 자국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가 강력하게 구축돼 있어 이를 유념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플랫폼은 ‘샤오홍슈(小??)’와 ‘도우인(?音)’이다. 중국 관광객의 여행 결정 흐름은 이미 명확하게 자리를 잡았다. 도우인에서 먼저 관심이 생기고, 이어 샤오홍슈 검색을 통해 신뢰를 확보한 뒤 구매가 이뤄지는 구조다. 이 두 플랫폼에서 노출되지 않는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브랜드’나 다름없다.
◆한국 기업들이 가장 자주 하는 세 가지 오해 실무에서 한국 관광 기업들이 반복적으로 빠지는 세 가지 실수를 자주 목격한다. 첫째, 샤오홍슈를 광고 플랫폼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샤오홍슈는 광고 플랫폼이 아니라 ‘검색 기반 신뢰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이곳에서 정보를 검증하고, 실제 경험담을 확인하며, 브랜드의 진정성을 판단한다.
둘째, 한국 기준의 감성으로 중국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다. 중국 소비자들은 화려한 홍보보다 실제 경험, 비교 정보, 과정의 디테일을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말하자면 ‘꾸며진 홍보’보다 ‘현장이 보이는 콘텐츠’를 원한다.
셋째, KOL(Key Opinion Leader, 왕홍·인플루언서)만 활용하고 KOC(Key Opinion Consumer, 일반 소비자·실사용자)를 외면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종종 유명 인플루언서만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구매 전환을 이끄는 힘은 일반 사용자의 콘텐츠에서 나온다. 중국 소비자에게는 전문가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의 경험이 더 설득력 있게 작용한다.
도우인과 샤오홍슈는 결국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필자가 운영 중인 원더트립 역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실전 운영에 나선다. 노출과 관심을 유도할 때에는 도우인이, 검색과 신뢰확보·구매 전환을 뒷받침하는 데에는 샤오홍슈가 유리하다.
도우인은 여행 욕구를 자극하고 ‘한국에 가고 싶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반대로 샤오홍슈는 소비자가 마지막으로 정보를 검증하고 ‘안심하고 결제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두 플랫폼을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순간, 결과는 기대와 멀어진다.
◆우리가 외주 대신 ‘내부 제작’을 선택한 이유
원더트립은 고비용 외주 마케팅사에 계정을 맡기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외주사는 다수의 기업 계정을 동시에 관리하며 실제 장소를 방문하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모든 클라이언트에 ‘복붙한 듯한’ 영상이 반복 생산된다. 핵심 매력은 포착되지 않고, 플랫폼 알고리즘이 원하는 문법도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콘텐츠를 내부 팀이 직접 경험하고, 촬영하고, 포인트를 분석하고, 플랫폼에 맞게 재구성한다.
실제 운영 기준은 다음과 같다.
영상 길이는 30~40초를 유지하고, 현재 유행 중인 BGM으로 배경 음악을 설정한다. 빠른 컷과 실시간 트렌드 해시태그 반영도 놓치지 않는다. 문구를 작성할 때에는 은어·중의적 표현·금지어를 철저히 배제한다. 단어 하나만 잘못 써도 노출이 즉시 제한되기 때문이다. 결국 플랫폼을 이해한 콘텐츠만이 중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플랫폼을 ‘정확히 이해한 순간’, 결과는 달라졌다
우리도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에는 한국식 광고 접근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 결과는 미미했다. 이후 샤오홍슈 검색 구조를 직접 분석하고, 실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제목·썸네일·키워드 테스트를 반복했다.
이 과정을 통해 명동의 한 제휴 매장은 샤오홍슈 자연 검색만으로 중국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경험했다. 그때 확실히 깨달았다. 중국 플랫폼은 ‘돈을 쓰면 되는 시장’이 아니라 ‘플랫폼을 이해한 사람이 이기는 시장’이라는 점을.
지금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 샤오홍슈·도우인은 더 이상 “할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시장은 열려 있고, 소비자는 한국을 본다. 이제 필요한 질문은 단 하나다. “어떻게 제대로 할 것인가.”
샤오홍슈와 도우인은 단기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 앞으로의 브랜드 신뢰, 재방문율, 소비자 기반을 결정하는 장기 자산이다. 이 두 플랫폼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만이 중국 관광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묘청 원더트립 대표,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