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설사·복통 멈췄다”…약보다 낫다는 ‘이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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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설사·복통 멈췄다”…약보다 낫다는 ‘이 방법’은?
“배 속 평화를 되찾다”…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지중해식 식단’ 효과 입증
지중해식 식단이 단순한 다이어트법을 넘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 증상 완화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덜 가공된 신선한 식재료’, ‘균형 잡힌 지방 섭취’다. 게티이미지 기존의 ‘기름진 음식 피하기’ 수준을 넘어 식사의 질적 패턴을 개선하는 접근이 IBS 치료의 새로운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설사·변비·복통 등 배변 장애가 반복되지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대표적 기능성 장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인구의 약 10~15%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만성적인 복부 불편감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까지는 규칙적인 식사, 자극적 음식 제한, 카페인·알코올 줄이기 등의 전통적 식이요법(TDA)이 주요 관리법으로 권장돼왔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 회피 중심의 식단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연구진 “지중해식 식단, 증상 개선률 62%로 확인”

영국 셰필드대 연구팀은 IBS 환자 139명을 대상으로 식단에 따른 증상 변화를 6주간 추적 관찰했다고 밝혔다.

참가자 중 68명은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 MD)을, 71명은 전통적 식이요법(TDA) 을 따르도록 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그룹의 62%에서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반면 전통적 식이요법군은 42%로, 약 1.5배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식탁의 혁신, 장 건강의 시작”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내과학 회보) 에 실렸다.

전문가들은 “IBS는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 조절이 핵심”이라며 “지중해식 식단이 기존 요법보다 효과적이라는 결과는,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먹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지중해식 식단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항염 작용이 강한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며 “장내 미생물 균형을 회복시키고 염증 반응을 낮춰 IBS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식단의 ‘질적 패턴’이 증상 조절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장내 미생물 분석을 포함한 세부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 “배 속 불편, 이제 ‘식단의 질’을 봐야 할 때”

한 건강식 전문가는 “지중해식 식단은 가공식품을 최소화하고, 신선한 채소·통곡물·해산물 중심의 식습관을 지향한다”며 “장 건강뿐 아니라 대사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IBS는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균형 잡힌 지중해식 식단은 신체적 회복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결국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IBS 관리의 새로운 해답이 약이 아닌 식탁 위에 있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 그러면서 “복잡한 약물 치료 대신 식단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IBS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며 “지중해식 식단은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건강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6주라는 짧은 기간에도 증상 개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은 주목할만하다. 식단 변화만으로도 장내 환경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중해식 식단, 어떻게 시작할까?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은 ‘덜 가공된 신선한 식재료’, ‘균형 잡힌 지방 섭취’다.

이를테면 △매일 채소·과일·통곡물·견과류 섭취 △주 2~3회 생선·해산물 포함 △붉은 고기·가공육 섭취 최소화 △포화지방 대신 올리브오일 활용 △적당량의 물 섭취와 규칙적 식사 유지 등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단순히 ‘좋은 음식’을 먹는 방식이 아닌 식습관 전반을 건강하게 재구성하는 라이프 스타일 변화다.

IBS 환자에게는 증상 완화뿐 아니라 스트레스 완화·면역력 향상·대사 개선까지 연쇄적인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IBS 관리의 새로운 해답이 약이 아닌 ‘식탁 위’에 있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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