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에 과도하게 쏟아지는 졸음(주간졸음)을 줄이는 데는 무조건적인 인내심보다 한 가지 목표에 대해 꾸준히 흥미를 유지하는 성격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와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내 성인 2356명을 대상으로 성격 특성인 ‘그릿(GRIT)’과 주간졸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주간졸음은 각성상태가 기대되는 낮 시간에 주체할 수 없는 졸림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졸거나 잠에 빠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
그릿은 미국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장기적 목표를 향한 열정과 끈기를 뜻한다. 연구팀은 이 그릿을 ‘관심의 지속성’과 ‘노력의 꾸준함’이라는 두 가지 하위 척도로 나누어 수면 장애와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목표에 대해 장기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유지하는 ‘관심의 지속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주간졸음을 겪는 비율이 뚜렷하게 낮았다.
반면, 단순히 좌절 상황을 버티고 인내하는 ‘노력의 꾸준함’은 주간졸음 감소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억지로 참는 끈기보다는 목표 자체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뇌를 각성시켜 졸음을 쫓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인 ‘인지행동치료’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창호 교수는 “주간졸음은 학업과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수면장애 증상”이라며 “무조건적인 끈기보다는 장기적 목표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주간졸음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해당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