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C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경기 중인 맷 쿠처(왼쪽)과 캐머런. PNC챔피언십 홈페이지 쿠처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710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아들 캐머런과 버디만 15개를 골라내는 환상적인 호흡을 뽐내며 15언더파 57타를 쳤다. 둘은 존 댈리(미국) 부자를 두 타 차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쿠처 부자는 4번 홀(파3)과, 12번 홀( 파3), 14번 홀(파5)에서만 파를 기록했고 나머지 홀에선 모두 버디를 떨구는 신들린 샷을 선보였다. 다만, 2018년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와 아들 드루 러브가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16언더파 56타)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2010년 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쿠처는 2019년부터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올 시즌 1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을 단 한차례 기록했고 세계랭킹은 136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엔 버팀목이던 아버지 피터가 별세해 아픔을 겪었다. 쿠처는 2018년 아버지와 함께 PNC 챔피언십에 출전해 공동 9위로 선전하는 등 많은 추억을 쌓았다. 이번 대회에선 아들 캐머런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미국 주니어 무대에서 뛰는 아마추어 골퍼로 지난 1월 PGA 투어 소니 오픈 예선에 진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맷 쿠처는 경기 뒤 “이 대회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 2023년에는 아들과 1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역전당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아들의 실력이 크게 좋아진 만큼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넬리 코르다(27·미국)는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우승자인 아버지 페트르 코르다와 함께 출전해 12언더파 60타를 기록, 러브 3세 부자, 스티브 스트리커-이지 스트리커(미국) 부녀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아들 제이슨 랑거와 출전해 공동 6위(11언더파 61타)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아들 윌 맥기와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는 지난해 아들 찰리와 출전,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거뒀지만 최근 허리 수술을 한뒤 재활 치료중이라 올해는 출전하지 못했다. PNC 챔피언십은 프로선수와 가족이 2인 1조를 이뤄 이틀 동안 36홀 스크램블 방식(각자 샷을 친 뒤 더 잘 맞은 공을 골라 그 자리에서 다음 샷을 치는 방식)으로 우승을 가린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