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주52시간만 근무해도 유지되는 부가가치 낮은 산업만 남게 될 것입니다. "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현행 주52시간 근무 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어떤 미래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들의 참여로 출범한 민간 비영리 기관으로, AI 업계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AI 스타트업이 겪는 현실'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이 센터장은 AI 산업 발전에 주52시간 제도가 방해요소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는 "무작정 모든 근로자의 근로 시간을 늘리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AI 분야 핵심 인력에 시간 제한 족쇄를 풀어 개발할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AI 스타트업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4.6%가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주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초과 근무를 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답변은 19.3%에 불과했다.
그는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AI 분야는 선진국이라면 다 뛰어들어서 해야 하는 일인데 우리만 52시간제에 발목이 묶인 채 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근로자 과보호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AI 스타트업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근로 시간에 제한을 두면서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핵심 인력 유출도 불가피해진다"고 경고했다.
주52시간제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규정은 AI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다. 이 센터장은 "회사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시간을 초과해) 일을 많이 했다고 민형사상 처벌을 한다면 누가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주52시간제가 탄력적으로 운영되면 강제적 사용이 아닌 근로자 주도로 근무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시대는 본인의 자율성 없이는 질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면서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시간으로 제어한다는 게 의미가 없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발자들이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만 앉아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도 하고 혼자서 생각을 하다가 개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일할 때는 몰아서 할 수 있도록 시간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이 센터장은 "중국의 AI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996 근무제(오전 9시~오후 9시, 주6일 근무)를 기반으로 '일을 미친 듯이 한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도 일을 하고 싶을 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지 지금처럼 몇 시간 자리에 앉아 있는 방식으로만 인력 관리를 한다면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대 센터장은
▲한양대 공과대학 전자공학 학사(1990) ▲뉴욕주립대학교 공과대학원 전기공학 석사(1991)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인근 호텔 경영 ▲아름다운 가게 상임이사(2012~2013)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2022~2024)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2024~현재)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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