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50%… 최향남부터 송성문까지 포스팅 MLB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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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50%… 최향남부터 송성문까지 포스팅 MLB 진출
송성문. 사진=뉴시스 “나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KBO리그)도 버거워하는 선수였다. ”

뜬구름 같았던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 현실의 벽은 높았지만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2009년 최향남이 진출하면서 시작을 알렸고, 마침내 KBO 출신 10번째 메이저리거 송성문까지 배출했다.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을 확정지은 송성문은 “노력하고 인내하고, 열심히 준비하다 보니 좋은 날이 왔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를 향한 길, 순탄치 않았다. 출발점은 1998년 이상훈이었다. LG에서 뛰던 이상훈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그해 2월 미국 진출에 도전했지만, 보스턴 레드삭스가 써낸 최고 입찰액은 60만달러에 그쳤다.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진필중(2002·2003년), 임창용(2003년)도 같은 벽에 가로막혔다.

당시 포스팅 시스템은 비공개 입찰 방식이었다. 최고액을 써낸 구단이 독점 협상권을 얻는 구조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불리했다. 그럼에도 최향남이 2009년 첫발을 내디뎠다. 롯데에서 뛰던 최향남은 101달러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금액은 초라했지만, 방향을 바꾸는 최초의 발걸음이었다.
최향남. 사진=뉴시스 시선을 완전히 바꾼 건 류현진(한화)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대회 활약으로 평가를 반전시켰다. 2012년 LA 다저스는 당시 역대 MLB 포스팅 금액 4위에 해당하는 2573만7737달러를 제시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3600만달러에 계약하며 미국 땅을 밟았다. 한국 선수에게 처음으로 ‘투자’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이었다. 다만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광현(SSG), 양현종(KIA)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에 한발 물러섰다.

꿈의 무대를 향한 갈망은 계속됐다. 2014년 강정호, 2015년 박병호(이상 넥센)가 잇따라 포스팅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금액을 기록했다. 한 명의 예외가 아니라, 연속된 사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4년 1100만달러,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12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류현진. 사진=뉴시스 불가능해 보였던 길은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됐다. 2018년 포스팅 시스템은 공개 입찰 방식으로 개정됐다. 이적료는 선수 계약 규모에 따라 정해졌고, 원소속 구단이 받는 금액은 줄었다.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됐고, KBO 구단들도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새 포스팅 시스템에서 김광현(2020년·세인트루이스), 고우석(2024년·샌디에이고) 등이 진출했다.

키움은 새 포스팅 시스템 속에서 질주했다. 최근 5년 동안 4명의 빅리거를 배출했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에 이어 송성문까지 MLB에 입성했다. ‘MLB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굳혔다. 선수 이적료로 재정적 숨통도 틔웠다. 포스팅 이적료 최대 합산액은 5215만2015달러(약 770억 원)에 달한다.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20번 두드려 10번이나 열었다. 50%의 성공률. 앞으로 이 숫자는 앞으로 조금씩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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