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서울시향 내년 말러로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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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서울시향 내년 말러로 '진검승부'

국내를 대표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내년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으로 정면대결한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사업 기자회견'을 열고 7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마스터즈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두 차례 기획연주회에서 각각 말러 교향곡 4번과 5번을 연주한다고 밝혔다. 올해 기획연주회에서 브람스 교향곡 4곡 전곡을 연주했고 내년에는 말러 교향곡 연주에 나서는 것이다. 말러는 9개 교향곡을 남겼다. 그는 1910년 여름 열 번째 교향곡 작곡을 시작했으나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이듬해 타계했다. KBS교향악단은 내년 3월에 말러 교향곡 5번을, 10월에 4번을 연주한다.


공교롭게도 서울시향도 지난해 1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취임하면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사이클)를 선언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2028년까지 5년 임기 동안 말러의 교향곡 9개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했고, 올해 1월에 2번, 2월에 7번을 연주했다. 내년에는 3월에 6번 '비극적', 11월에 4번을 연주한다. 내년에 말러 교향곡 4번을 한 달 간격으로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이 잇달아 연주하는 셈이다.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올해에는 말러 교향곡 2번을 한 달 간격으로 연주해 정면대결한 바 있다. 1월에 서울시향이, 2월에 KBS교향악단이 2번을 각각 연주했다.


말러 교향곡을 연주할 두 차례 기획연주회 지휘는 새해부터 제10대 음악감독으로 KBS교향악단을 이끌 정명훈 지휘자가 맡는다. 정명훈의 28년 만의 KBS교향악단 복귀다. 그는 1998년 KBS교향악단 제5대 상임지휘자를 맡아 짧은 기간 악단을 이끌었다.


정명훈 지휘자는 "8살 때 외국 생활을 시작해 19살 때 고국에 돌아와 처음 지휘한 악단이 KBS교향악단이었다"며 KBS교향악단과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정명훈 지휘자는 현재 클래식부산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클래식 부산은 지난 6월 공식 개관한 부산콘서트홀 운영을 맡은 부산광역시 사업소다. 정명훈 지휘자는 또 2027년부터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도 맡는다. 그는 지난 5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되며 국제 음악계의 관심을 모았다. 라 스칼라 극장은 파리 오페라 극장,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과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3개 중요 예술기관의 수장을 맡는 셈이다. 그는 두 곳의 한국 예술기관의 수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 때 한국말을 잊을 정도로 외국 생활을 오래 했다. 지금도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하고, 불어나 이탈리아어가 더 편할 정도다. 그렇지만 우리 나라에 대해 항상 책임감을 느낀다. "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휘자로서는 거의 안 해 본 오케스트라가 없을 정도다. 여행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아무리 유명해도 성격이 잘 안 맞는 오케스트라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두 나라만 왔다갔다 하고 있다. 악단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라 스칼라의 연주자들은 너무 친한 친구들이어서 거절을 할 수 없었다. "


정명훈 음악감독은 두 차례 기획연주회 외 내년 7월 창단 70주년 특별연주회도 지휘한다. 또 내년 12차례 정기연주회 중 세 개 공연의 지휘를 맡을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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