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개월 만에 ‘대만 포위’ 훈련… 30일 실탄 사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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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9개월 만에 ‘대만 포위’ 훈련… 30일 실탄 사격 예고
美·대만 ‘16조원 무기 거래’에 반발 中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경고 육해공·로켓군 합동 돌격 작전” 대만 “中 군사 위협 엄중히 규탄”
중국군이 ‘대만 포위’ 대규모 군사훈련을 약 9개월 만에 다시 실시했다. 대만 문제를 두고 중국·일본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승인하자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실사격 훈련까지 포함된 만큼 대만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부터 동부전구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 모습.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셜미디어 캡처 대변인은 “함선·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 섬에 접근하며 여러 군종이 합동 돌격하는 것으로, 전구 부대의 합동작전 실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전구는 이날 대만해협 중부 해역·공역에서 전투기·폭격기·무인기(드론) 등 병력이 원거리 화력과 협동해 육상 기동 목표 타격 훈련을 하고 정밀 타격 능력을 검증했다. 이번 훈련에는 구축함, 프리깃함(호위함), 전투기, 폭격기 등이 동원됐다.

2일차인 30일에는 대만을 둘러싼 다섯개 해역·공역에서 ‘중요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을 할 예정이다.

중국군은 그간 대만 총통의 발언이나 대만과 미국 등 ‘외부 세력’의 교류를 문제 삼아 대만 포위 훈련을 벌여 왔다. 지난해 5월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A’와 10월 ‘리젠-2024B’ 훈련이 있었고,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한 올해 4월 초에는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약 9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이날 훈련은 미국이 이달 대만에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중앙(CC)TV 계열의 SNS 계정 위위안탄톈은 중국군 소속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훈련이 미국과 대만의 무기 거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8일 승인한 대(對) 대만 무기 판매 리스트에는 다연장로켓 하이마스와 M107A7 자주포, 자폭 드론 등 공격용 무기와 전술 임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는 이날 SNS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두고 “미국은 끊임없이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기고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타인을 해치는 것이자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겨냥해 이번 훈련을 공개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만은 중국이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날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대변인은 “중국 당국은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군사 위협 수단으로 주변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만은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 역시 중국의 훈련을 ‘비이성적 도발 행위’로 규정하면서 비상대응센터를 만들고 전투 대비 훈련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핵전력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쓰촨성 핑퉁 지역 핵탄두 생산시설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핵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과 달리 중국이 전면적인 군비 경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P는 분석했다. 미 정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기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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