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닛신제분그룹 홈페이지]
일본 닛신(日清)제분그룹이 중국 베이커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현지 법인인 신닛신제분식품[칭다오](新日清製粉食品[青島])은 일본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성이 큰 중국 내 제과·제빵용 원료 공급에 주력하며 사업 축을 전환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에 거점을 둔 신닛신제분식품은 그동안 튀김·가라아게(닭튀김)용 믹스 분말 등 가공식품 원료를 일본에 공급해 왔으나, 최근에는 중국 현지 베이커리용 원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중국 시장에서도 베이커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공세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민간 조사에 따르면 중국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2021년 4,745억 위안(약 10조 5,000억 엔)에서 2023년 5,614억 위안으로 확대됐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8.8%에 달한다. 향후에도 비슷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일본식 베이커리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외관과 맛에서 ‘즐거움’과 ‘신선함’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급 베이커리의 경우 수입 밀가루 포대를 매장에 전시해 품질을 강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에는 현지 기업들의 시장 진입도 늘고 있다.
■ 쌀가루 빵 등 새로운 가치를 제시, 젊은 층 수요 기대
이마니시 아키히코(今西昭彦) 신닛신제분식품[칭다오] 총경리는 차별화의 핵심으로 “원료 공급을 넘어선 토털 솔루션”을 꼽았다. 믹스 분말이나 밀가루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제빵 업체를 대상으로 제조 공정 설계, 반죽 개선 제안, 커스터드 크림 등 필링 선정, 포장 디자인과 판매용 문구를 포함한 마케팅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드문 쌀가루 빵의 선도 기업으로서 응용 레시피를 제안하며, 현지 기호에 맞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과제도 있다. 중국에서는 전통 음식인 만터우(찐빵)와 가격 비교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만터우는 개당 수 위안 수준으로 저렴하고 단순하지만, 빵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원재료 가격도 높다. 그럼에도 이마니시 총경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식생활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수요 개척에 자신감을 보였다.
공장 내부에는 오픈 키친 형태의 공간이 마련돼 제과·제빵용과 튀김용 믹스 분말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고객사와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사례도 많다.
이마니시 총경리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제조 공정을 조정해야 하고, 최종 제품의 품질도 달라진다”며 “이 같은 섬세한 관리가 중·고급 베이커리에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밀가루의 원산지와 특성에 따라 제조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원료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닛신제분식품은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원료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해 안정적인 공급에 힘쓰는 한편,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중·고급 베이커리를 대상으로 제안 영업을 강화해 중국 시장 내 존재감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주경제=엔도 도오타 기자/ [번역] 이경 기자 dorami@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