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새해 초 ‘외교의 시간’ 해외 방문 보류…물가 대응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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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새해 초 ‘외교의 시간’ 해외 방문 보류…물가 대응 집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6년 새해 초 해외 순방을 보류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전했다. 역대 총리들은 1월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생기는 틈을 활용해 양자외교에 나서곤 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고물가 대책 등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보도에 따르면 정기국회는 1월23일 소집 예정이어서 일정에 여유가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 기간 총리의 해외 방문 일정은 잡지 않았다. 2013년 이후 일본 총리가 연초에 외국을 찾지 않은 것은 정기국회가 1월4일 조기 개회했던 2016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1·2022년, 노토반도 지진 대응을 우선했던 2024년 정도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0월 취임 후 “세계의 한가운데에서 활짝 피는 일본 외교를 되찾겠다”고 공언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외교 면에서도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러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경주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것 말고는 해외로 나간 적이 없다. 양자외교 차원의 해외 방문은 전혀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일본에서 만났다.

중·일 갈등 국면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1월 방미를 추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중국을 방문하기 전 대중 정책에 관해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일정 조율이 되지 않으면서 일본 측은 방미 일정을 3월 후반으로 다시 타진한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 방문이 어려워진 이상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주어진 ‘외교의 시간’ 동안 방일 외국 정상을 맞는 제 활용하면서 남는 시간은 내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중순 다카이치 총리 고향 나라를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일도 예정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반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 각료들에게는 연초 적극적인 해외 방문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모테기 외무상은 1월 중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찾는 것 외에 인도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역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위해 연초 방미 일정을 조율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는 트럼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다수 참석하지만,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총리 대신 고이즈미 방위상이 가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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