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조직 재편 KB국민은행, 인재 쟁탈전…"좋은 행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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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조직 재편 KB국민은행, 인재 쟁탈전…"좋은 행원 없나요"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신관 사진KB국민은행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신관 [사진=KB국민은행]KB국민은행이 성과평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내용이 담긴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내부적으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역량 있는 행원을 ‘소수정예’로 영입해 성과를 내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개편안에 따른 실적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장에서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3년 차’에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지역본부(PG) 기반 영업체계에서 영업점 중심 개별영업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영업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개 미만 점포로 구성되는 PG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15개 내외 점포를 보유한 광역본부(RG)를 설치할 방침이다. 점포의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업무를 담당하던 운영 방식도 각 영업점이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RG가 PG보다 조직 규모는 크지만 점포 간 협업에 초점이 맞춰졌던 PG 제도가 폐지되면서 성과평가는 개별 영업점 단위로 이뤄지게 된다. 또 모든 영업점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상품구조가 획일화돼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가계대출보다는 기업영업에서 영업점별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현장에서 기업영업을 책임지는 ‘RM(Relationship Manager)’ 등 역량 있는 행원 영입을 위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영업점 단위로 평가가 이뤄지게 되면 실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영업 일선에 ‘실적 압박’을 강화해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 11월 양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때 ‘호실적’이 가장 기본적인 성과지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내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KB국민은행이 여전히 핵심 계열사이므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환주 KB국민은행장도 임기가 내년 말까지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성과가 필요한’ 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국내 주요 금융그룹 중에서는 지난해 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올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내년 3분기쯤 본격화될 KB금융 경영승계 절차에서 양 회장도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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