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개미의 선택'…삼성전자는 익절, SK하이닉스는 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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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개미의 선택'…삼성전자는 익절, SK하이닉스는 손절
사진챗지피티[사진=챗지피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성과는 엇갈렸다.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에서는 차익을 실현한 반면, SK하이닉스에서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 박스권에 머물며 평균 매수 단가가 낮게 형성됐지만, SK하이닉스는 급등세 속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평균 매수 단가가 높게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들어 120% 넘게 올랐다. 상반기까지 5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렀던 주가는 7월 7만원선을 돌파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며 10월 말에는 '10만전자'를 다시 넘어섰다. 이날에는 장중 12만9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으며, 거래량 역시 2위인 신한지주보다 약 68% 많았다.
 
이 같은 주가 흐름 속에서 개인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총 14억5504만주를 매수하고 12억2834만주를 매도해, 약 2억2670만주를 순매도했다. 개인의 평균 매수 단가는 7만3475원, 평균 매도 단가는 7만5467원으로 집계됐다. 매도 가격이 매수 가격을 웃돈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반기 내내 5만원대에 머물며 평균 매수 단가가 비교적 낮게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는 이후 하반기 들어 주가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에서 차익 실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월별로 보면 개인은 1월·4월·5월·8월·11월에는 순매수에 나선 반면, 2월·3월·6월·7월·9월·10월·12월에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손절성 매도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280% 가량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1월 17만12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9월 30만원선을 돌파했고,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전일 60만원을 넘어섰다. 이달 SK하이닉스는 '초장기상승 불건전 요건'을 이유로 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개인은 올해 SK하이닉스 주식을 총 2억5959만주 매수하고 2억6236만주를 매도해, 약 276만주를 순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평균 매수 단가는 33만250원, 평균 매도 단가는 31만9300원으로 집계됐다. 매도 가격이 매수 가격을 밑돈 셈이다.  
 
이는 개인투자자의 평균 매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탓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올해 10월까지 4월을 제외하고 순매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는 매수로 돌아서며 이달까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순매수 기간 10월 30만원선에서 출발한 주가가 3개월 만에 65만원을 돌파한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 매수단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관련 리포트를 낸 9개 증권사 가운데 6곳이 목표주가를 올렸으며, SK하이닉스 리포트를 낸 8개 증권사 중 5곳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전문가들도 내년 반도체 업황이 좋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 상황 속 각 공급사 별 전략적 투자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호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고혜영 기자 kohy032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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