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또 한 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둔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30일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이 팀의 새로운 변화와 본인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계약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음처럼 적히지 않는 성적표가 원인이 됐다. 구단은 “최근 경기력 기복과 팀 운영 전반에 걸친 어려움에 대해 감독과 깊이 있는 대화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카르발류 감독은 팀을 위해 현 시점에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고, 구단은 고심 끝에 감독의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을 더했다.
이로써 1년 남짓 동행이 끝난다. 카르발류 감독은 직전 2024~2025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1월에 KB손해보험 사령탑에 올랐다. 구단 최초 외인 감독이었던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 후, 이어지던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 체제를 끝내는 정식 감독으로 V리그에 입성했다.
이후 KB손해보험의 노란 물결을 일으키며 봄배구에 닿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에 패해 첫 시즌을 마감했다.
절치부심하고 올해를 준비했다. 소방수 역할을 떠나 비시즌부터 온전히 팀을 조립해 ‘윈 나우’를 외쳤다. 직전 자유계약(FA) 시장에서는 임성진이라는 대어까지 품으면서 구단 사상 최초 우승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 주전 세터 황택의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 부침이 발생했고, 나경복-임성진-야쿱으로 이어지는 아웃사이드 히터 교통정리도 깨끗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가 쌓였다.
특히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2일부터 4연패에 빠지는 등 좀처럼 치고 올라갈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3연승을 달리며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쉽지 않은 KB손해보험의 시즌 항해에 책임감을 느껴 끝내 작별을 고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잔여 시즌을 하현용 코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그간 하 코치가 선수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만큼, 신속하게 운영 체계를 안정화해 선수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팀을 위해 고생해준 카르발류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선수들이 시즌 끝까지 경기에만 집중하고 지금의 연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