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차세대 영상 콘텐츠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숏드라마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에픽스톰이 제작하는 감독 서바이벌 예능 ‘디렉터스 아레나’가 2026년 상반기 ENA를 통해 방송되며, 숏드라마 전문 인재 발굴과 시장 확대의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30일 에픽스톰에 따르면 ‘디렉터스 아레나’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기성 감독과 신인 감독들이 숏드라마를 출품해 경쟁하는 새로운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최종 라운드 진출작은 정규 숏드라마로 편성돼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신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 이병헌 감독(영화 ‘극한직업’)과 배우 차태현을 비롯한 영화·드라마 업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실질적인 멘토링을 제공할 예정이다.
숏드라마는 회당 90초에서 120초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 기승전결을 담아내는 초압축 형식의 영상 콘텐츠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세로형 화면과 빠른 전개가 특징이며, 주로 로맨스, 복수극, 판타지 등 대중적 소재를 다룬다.
전통적인 드라마가 60분 내외의 러닝타임으로 인물의 심리와 관계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면, 숏드라마는 극도로 압축된 시간 안에 서사의 핵심과 감정의 정점을 전달해야 한다. 이는 연출자에게 높은 수준의 기획력과 편집 감각, 장면 구성 능력을 요구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숏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과 몰입도의 결합이다. 출퇴근 시간, 식사 시간, 대기 시간 등 일상의 자투리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압축된 서사 구조는 오히려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시청자들은 긴 호흡의 콘텐츠보다 빠르고 명확한 전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숏드라마는 이러한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형식으로, 틱톡·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있다.
또한 제작 주기가 짧아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실험적 소재나 신인 창작자의 시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숏드라마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며 수조 원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OTT 플랫폼과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숏드라마 제작과 유통에 뛰어들며 시장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초저예산 제작 환경과 제한적인 소재 소비 구조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우수 창작 인력의 유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숏드라마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창작 장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재 양성과 제작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다.
‘디렉터스 아레나’는 이러한 시장의 과제를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시도다. 서바이벌 방식을 통해 신인 감독들에게는 실전 기회와 전문가 멘토링을, 시청자들에게는 숏드라마 창작 과정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최종 라운드 진출작이 정규 숏드라마로 편성되는 구조는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데뷔 기회를 보장한다. 이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숏드라마 생태계 전반의 저변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픽스톰 측은 “숏드라마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서바이벌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며 “‘디렉터스 아레나’를 통해 숏폼 콘텐츠에 특화된 연출 인재들이 등장하고, 숏드라마가 하나의 독립적인 창작 장르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숏드라마는 단순히 ‘짧은 드라마’가 아닌, 고유한 문법과 미학을 갖춘 독립적인 장르로 진화하고 있다. 압축된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현하는 기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연출 감각, 빠른 소비 주기에 대응하는 기획력은 숏드라마만의 전문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숏드라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경우 영화와 드라마에 이은 제3의 영상 콘텐츠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숏폼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 창작자들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디렉터스 아레나’는 2026년 상반기 첫 방송을 통해 한국 숏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 예정이다.
‘디렉터스 아레나’는 오는 2026년 1월 23일까지 EN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가 진행된다. 참가 및 프로그램 관련 자세한 사항은 EN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