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 울산 중구 울산테크노파크 앞 버스정류장. 캡슐 형태로 분홍색 도색을 한 ‘고래버스’(사진)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전기 모터의 조용한 소리와 함께 8인승 셔틀형 고래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어 승객을 태우기 위한 버스 문이 활짝 열렸다. 버스 내부는 운전석과 운전대, 페달 없이 좌석만 있었다. “신기하다”는 시민 반응이 이어졌다. 운전기사 없는 고래버스는 승객을 태우고 스스로 차선을 바꾸고 신호에 맞춰 정차·출발을 반복했다. “전방에 무단횡단 보행자가 있습니다”라는 안내 후엔 혼자 속도를 줄였다 다시 가속하기도 했다. 30대 승객은 “자율주행이라 일부러 타러 왔는데, 운전기사 있는 버스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의 첫 자율주행 대중교통 고래버스가 도심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 처음 운행을 시작한 고래버스는 시내버스형과 셔틀형 두 종류다. 시내버스형은 기존 전기 시내버스를 개조한 17인승으로 운전석이 있고, 셔틀형은 운전석 없는 8인승 자율주행 전용 차량이다.
차량에는 레이더·카메라 등 17개 센서와 차량·사물 간 통신 기술이 탑재돼 가속·감속과 방향 전환을 스스로 판단한다. 최대 200m 앞 사물까지 인식한다. 단 법규에 따라 시험 운전자가 동승하며,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수동으로 운행한다. 수동 전환 시 시내버스형은 운전대와 페달을, 셔틀형은 조이스틱을 사용한다.
운행 구간은 울산 중구·북구 도심이다. 시내버스형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울산공항~다운2지구 20.3㎞를 하루 4회 왕복하며, 1시간 충전으로 230㎞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 시속은 80㎞다. 셔틀형은 평일 오전 10시30분부터 울산테크노파크~울산중학교 4.5㎞를 하루 6회 운행하며 최고 시속은 35㎞다. 토요일·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시범 기간 요금은 무료지만 승·하차 시 교통카드 태그가 필요하며, 내년 상반기 유료 전환 예정이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