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4대금융, 2기 체제 본격화…'생산적금융'·'소비자보호'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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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택한 4대금융, 2기 체제 본격화…'생산적금융'·'소비자보호' 전면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하면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3곳이 '2기 체제'에 접어들었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큰 과제가 주어진 데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대규모 과징금 이슈 등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리더십 교체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개편의 경우 새 정부의 주요 금융 정책인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3곳이 연임에 성공하며 '2기' 체제가 본격화됐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단독 추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내년 11월 첫 번째 임기가 만료된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대규모 과징금 이슈,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소비자 보호 강화 등 책임은 커지고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에서 리더십 교체라는 변수가 아닌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 인사도 '쇄신'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 계열사 대표이사(CEO) 인사를 마무리한 KB·신한·하나금융의 경우 인사 대상 18명 중 5명만 교체됐고, 13명이 연임됐다. KB금융은 지난해 지주 부사장 6명 중 임기가 만료된 5명을 모두 교체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한 반면 올해는 자회사 CEO 7명 중 2명만 교체하는 데 그쳤다. 양종희 체제하에서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 4명 중 2명을 교체하고 2명을 연임시켰다. 지난해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질적 성장'을 강조한 만큼 중장기 성장 과제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역시 CEO 교체 대상 7곳 중 1곳만 교체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경우 인사 대상 자회사 대표는 총 10명으로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안정적인 조직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 교체는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다.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발맞춰 진용을 꾸렸다는 평가다. KB금융은 김성현 전 KB증권 대표를 부문장으로 하는 'CIB(기업투자금융) 마켓부문'을 신설해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지원 조직인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을 새롭게 발족했다. 주요 자회사인 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신한캐피탈에도 생산적 금융 전담 조직을 각각 신설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시너지부문 산하의 기업투자금융(CIB)본부를 '투자금융본부'와 '기업금융본부'로 분리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으로 재편하고, 해당 부문 산하에 '생산적금융팀'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내 생산적금융투자부를 신설해 생산적금융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소비자 보호' 역시 전진 배치됐다. 금융감독원이 조직개편을 통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배치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강조한 영향이다. KB금융은 지주 정보보호부를 기존 IT부문에서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동시키고 본부장급 전문가를 배치했다. 또 정보보호 조직 내에 '사이버보안센터'를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 산하에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소비자보호부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했고, 하나금융은 소비자 보호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보호그룹장의 직급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격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지주 회장이 교체되는 시기에는 대대적인 인사 교체가 이뤄지지만, 연임 시에는 인적 쇄신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재명 정부 들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한 만큼 내년 금융권의 최대 화두 역시 생산적 금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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