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새로고침 ‘새해 일출’…‘병오년’ 첫 해 어디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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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새로고침 ‘새해 일출’…‘병오년’ 첫 해 어디서 볼까
울산 간절곶과 포항 호미곶 등 명소 서울에서도 다양한 일출 명소 있어 새벽 추위 견디는 철저한 준비 필요
올해 1월1일 강원 양양군 손양면 쏠비치 해변에서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해 일출은 지난 시간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365일을 시작하는 ‘인생의 새로고침’이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뻔한 명소에서 벗어나 나만의 온전한 시작을 설계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해맞이 여정을 제안한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새해를 시작하고 싶다면 시선을 남동쪽으로 돌려보자.

31일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육지에서 가장 먼저 태양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울산 간절곶이다. 내년 1월1일 이곳의 일출 예상 시간은 오전 7시32분쯤으로 ‘국민 해돋이 1번지’ 정동진보다 약 8분, 포항 호미곶보다도 1분가량 빠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쏟아지는 첫 빛을 맞이하는 것은 강력한 새해 동기부여를 선사한다. 시각적인 압도감과 예술적인 감흥을 중시한다면 포항 호미곶도 좋다.

북적이는 인파가 고역인 이에게는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들이 기다리고 있다. 경북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은 바다가 아닌 내륙에서 즐기는 가장 우아한 일출 중 하나로 꼽힌다. 수많은 고분이 능선을 따라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이곳에서 옛 숨결과 함께 맞이하는 여명은 신비로운 경외감마저 자아낸다.

동해안의 개방감을 포기할 수 없으면서도 인파는 피하고 싶다면 강릉 송정해변이 훌륭한 대안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해변을 감싸안은 이곳은 정동진에 비해 한산하면서도 시야를 가리는 대형 건축물 없이 탁 트인 수평선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명당이다.

먼 동해까지 떠날 여유가 없다면 서울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장엄한 첫 빛을 만날 수 있다.

아차산은 매년 수많은 시민이 찾는 도심 일출 1번지다. 산세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기 쉽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대교들과 어우러진 일출은 동해안과는 또 다른 세련된 장관을 연출한다. 조금 더 호젓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마포구 하늘공원이 제격이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 사이로 한강과 남산타워를 조망하며 맞는 일출은 도심 속 힐링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미를 선호한다면 인왕산 범바위를 추천한다. 성곽길을 따라 오르며 발아래 펼쳐진 광화문과 경복궁이 붉게 물드는 광경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기운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한다.

새해 첫 빛을 맞이하는 과정은 설렘만큼이나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새벽녘의 혹독한 추위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두꺼운 패딩 한 벌에 의지하기보다 얇은 기능성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옷 사이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하는 것이 보온에 훨씬 유리하다.

체온의 상당 부분이 머리와 목을 통해 빠져나가므로 방한모자와 넥워머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추위 속에서 우리 몸은 열을 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초콜릿이나 견과류, 따뜻한 차 같은 고열량 간식을 챙겨 혈당 저하와 저체온증을 예방해야 한다.

장엄한 순간을 영원히 기록하고 싶은 이들에게 사진 촬영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바다 위 떠오르는 태양을 찍고 싶다면 수평선을 화면 정중앙이 아닌 하단 3분의 1지점에 배치하면 사진에 안정감과 깊이감을 더할 수 있다. 여기에 적절한 노출과 밝기 조정으로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사진으로 가져올 수 있다. 촬영 직전 부드러운 천으로 렌즈를 한 번 닦아주는 사소한 습관은 온도 차로 생기는 미세한 습기를 제거해 훨씬 투명한 결과물을 얻는 길이 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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