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의혹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의원 측이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김경 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돈을 돌려주라고만 하고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김 시의원은 당시 공천을 받았다 지난 29일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녹취 등이 공개됐고 30일 김 전 원내대표는 30일 직에서 물러났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왼쪽)과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뉴스1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녹취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선거의 승패는 공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천 관리를 아주 엄격하고 제도적으로 만들어 온 민주당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게 상상할 수가 없고 너무 충격적”이라며 “의원들 모두 멘붕(멘탈 붕괴)에 빠지는 정도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도 사실 반신반의한다”고도 했다. 그는 “당 대표가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 전체 시스템이 의심을 받게 되고, 민주당이라는 당명 자체도 의심을 받게 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다. 친명(親이재명)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김 시의원이 돈을 주고 공천을 받으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며 “이런 행위들이 사라진 건 한 20년 전인 듯한데, 구태의 악습들이 부활한 것 같아 대단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 의원에 대해 “공천 대가의 형태로 (금품을) 인식했든 인식하지 않았든 돈을 수수했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모두 공천을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 등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통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종무식에서 “김 시의원에 대한 단수 공천장은 1억원에 대한 현금영수증”이라며 “특검은 우리 당 공천과 관련해 탈탈 털었다.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강력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천 청탁 의혹이 세상에 드러난 이상 철저한 수사와 진상 조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민주당의 공천 뇌물 사태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면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형·박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