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은 지금 전에 없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 있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31일 신년사를 밝혔다.
구 대행은 그러면서 "조직 개편을 비롯한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검찰 본연의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제도 하에서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구 대행은 "'보람 있는 일'의 의미와 기준은 검찰 내부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설정돼야 한다"며 "보람은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가 국민께 의미 있는 방향으로 도움이 된다는 자긍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의 규명,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 신속한 범죄 피해자 보호, 면밀한 사법통제를 통한 인권보호 등 검찰이 그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잘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면서 "우리 검찰은 그곳에서 일하는 보람을 찾아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 대행은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헌법을 통해 검찰에 부여한 사명이 있고, 국민 신뢰 없이 검찰이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검찰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존재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일반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우리만의 기준에서 억울함을 떠올린 것은 아닌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타성이나 안일함은 없었는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새해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검찰은 국민이 지지하는 기관이 돼야 하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께서 검찰에 대한 효용감과 필요성을 느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 입장에서 검찰이 필요하고 맡은 일을 잘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는 점이 느껴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기력감이나 냉소적인 태도보다 우리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구 대행은 "2026년 10월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 이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검찰에는 여전히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권한과 역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며 "'구성원 각자가 보람있게 일하는 검찰'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특히 "검찰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검찰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분명하다"며 "국민 곁에서 차분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구 대행은 각자 할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달라면서 "그 과정에서 보람있게 일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드리는 말씀은 '신년사'라는 제목의 다짐과 당부이기도 하지만, 결국 검찰가족 모두가 함께 이 어려운 순간들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자는 제안이기도 하다"라며 "새해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있게 일하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자"고 요청했다.
검찰청은 개정 정부조직법에 따라 내년 9월 공식적으로 간판을 내린다. 검찰의 수사와 공소 제기(기소) 기능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나뉜다. 기소 기능은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중대범죄 수사는 행정안전부 소속 중수청이 각각 담당하게 된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