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한도 3.19%… 사립대 절반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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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한도 3.19%… 사립대 절반 “인상”
교육부 공고… 2025년比 2.3%P ↓ 동결 예정 대학은 8%에 그쳐 장기간 동결로 재정악화 주장 학생단체들 “인상 저지 나설 것”
2026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가 3.19%로 결정됐다. 2025년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을 올린 가운데 2026년에도 많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31일 전국 대학에 2026년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3.19%로 공고했다. 이는 2025년(5.49%)보다 2.3%포인트 낮은 수치다.
등록금 인상 한도는 직전 3년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결정되는데, 2025년은 물가상승률이 유독 높았던 2022년(5.1%) 상황이 반영돼 등록금 인상 한도도 높았다. 2026년에는 2022년 상황이 반영되지 않고, 산정 방식이 ‘3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에서 ‘1.2배’로 낮아져 인상 한도가 내려갔다.

각 대학은 한도 내에서 매년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지만 한도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다. 교육부가 2009년부터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등록금 인상 여부를 연계하는 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간접 규제해서다. 그러나 물가 상승 여파로 등록금 인상 한도가 2022년 1.65%에서 2023년 4.05%, 2024년 5.64%까지 뛰면서 일부 대학이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인상했다. 교육부 지원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등록금 인상으로 늘어나는 수익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025년에는 비상계엄 사태로 정권 눈치를 덜 보는 상황까지 더해져 전국 4년제 일반대(193개교) 중 70.5%(136개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사립대로 한정하면 80.5%(154개교 중 124개교)에 달한다.

2026년은 인상 한도가 내려왔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어서 교육부 지원과 등록금 인상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린 뒤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는 대학이 잇따를 전망이다. 실제 최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87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52.9%(46개교)가 ‘인상할 계획’, 39.1%(34개교)는 ‘논의 중’이라고 했다. 동결한다는 응답은 8.0%(7개교)뿐이었다. 교육부는 2027년부턴 재정지원사업에 등록금 인상 여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대학은 정부 눈치에서 더 자유로워지게 됐다.

다만 대학이 마음대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등록금은 학생 위원 등이 참여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통과돼야 한다. 2025년에는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된 점 등을 고려해 대부분 큰 진통 없이 인상안이 통과됐지만, 학생 사이에선 수년 연속 등록금을 올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 2026년 등록금 인상안은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논의 과정에서 학생 반발이 클 경우 대학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실제 전국총학생협의회 등 대학생 단체들은 대학의 등록금 인상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총학생협의회는 교육부에 등록금 인상을 제어할 수 있는 대체 장치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립대들은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악화했다며 당장 2026년부터 교육부의 등록금 간접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으로 등록금 인상 한도를 규제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생과 대학 사이에 낀 교육부는 양측 달래기에 나섰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전날 총학생회단체와 만나 “대학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등록금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면서도 “학생들의 우려와 부담 역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지원이 두텁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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