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42도에 달하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수도권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전력 당국에 따르면 95만2000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공지됐으나, 피해가구는 100만 가구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전은 전력 배전사 에데수르(Edesur)가 운영하는 변전소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정전은 며칠 전부터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중산층 거주지 레콜레타와 한인 교민 의류 도매상점이 밀집한 플로레스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시작돼 30일 주요 주거지역 및 수도권 남부 일대까지 가파르게 확산했다. 30일 오후 체감온도가 42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일부 지역에서 총 3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고 당국은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전사태 규모가 커지면서 당국의 공식 사이트는 오류를 일으키며 접속이 중단됐다. 새벽 3시30분이 되어서야 해당 페이지가 복구되면서 새벽 1시30분, 자료가 공개됐다. 이 시점에 총 95만여 가구가 전력 공급 중단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광역권 정전 지도에는 수도권(AMBA) 대부분 지역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이번 정전 사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시태그 ‘#SinLuz(정전)’가 SNS 실시간 화제어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들은 배전사인 에데수르와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잇달아 표출했다. 밀레이 집권 후 2년간 전기요금은 평균 330%, 일부 500% 이상 급등했지만, 정전사태는 지속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전은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구조적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급등한 전기요금으로 시민들은 에어컨 사용을 예년보다 자제하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를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