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KBL 제공 “어느 순간 또 성장할 거예요.” 강호의 반등이 시작된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에게 올겨울 추위는 유독 낯설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12회, 항상 상위권이 익숙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거짓말처럼 최하위로 추락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짧은 침체를 딛고 다시 반등에 나선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5할 승률을 회복하며 단독 4위(7승 7패)까지 올라섰다. 다시 ‘우리은행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에 2년 차 이민지가 있다.
초반 부진의 이유는 명확했다. 유승희, 이다연, 한엄지 등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단비의 부담을 덜어줄 자원들이 빠지면서 김단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 홍유순(신한은행)과 신인상 경쟁을 펼쳤던 이민지도 부진했다. ‘2년 차 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1라운드 3점슛 성공률이 8.8%에 그쳤다.
2라운드에 접어들며 우리은행은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듯했다. 부상자들이 하나둘 복귀하며 가용 인원이 늘었다. 2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다만 완벽한 부활은 아니었다. 흔히 말하는 ‘꾸역승’이 이어졌다. 3라운드 들어 다시 2연패에 빠지며 흔들렸고, 이민지도 2경기 평균 2점에 그쳤다. 위기는 다시 찾아오는 듯했다.
사진=WKBL 제공 침체의 흐름을 끊은 건 이민지였다. 지난달 27일 KB국민은행전에서 3점슛 9개를 성공시키며 29점을 폭발시켰다. 득점과 3점슛 성공 개수 모두 개인 커리어하이였다. 동시에 여자프로농구(WKBL) 역대 한 경기 최다 3점슛 공동 2위 기록도 세웠다. 이 부문 1위는 1999년 삼성생명 소속 왕수진이 기록한 11개다. 68-66, 박빙의 승리를 거둔 뒤 이민지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았다. 반짝 활약이 아니었다. 지난달 31일 BNK전에서도 10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민지와 강계리(10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활약 속에 김단비도 펄펄 날았다. 27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에이스의 존재감 위에 동료의 지원이 더해졌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그리던 그림이 완성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수장의 신뢰 속, 성장통을 이겨낸다. 위 감독은 “작년에는 상대 팀에서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올해는 (이민지를) 분석하고 공략한다. 그래서 2년 차가 힘든 거다. (이)민지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툭 건들면 운다”고 웃으면서도 “욕심 많은 선수들은 보통 이런 과정을 겪는다. 난 계속 나쁘지 않다고 해준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 이민지에게 남은 과제는 꾸준함이다. 전반기 마지막을 인상적으로 장식한 이민지가 이 흐름을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우리은행의 반등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강호의 귀환은 그렇게 현실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