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韓 정통망법 빅테크 검열권”… 美 국무부 ‘중대한 우려’ 이례적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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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韓 정통망법 빅테크 검열권”… 美 국무부 ‘중대한 우려’ 이례적 표명
“온라인 플랫폼에 부정적 영향” 새해부터 한·미통상 마찰 조짐 EU에도 디지털법 제정 이유로 관련 인사 5명 비자 발급 제한해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빅테크에 대한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둘러싼 갈등과 같은 한·미 간 외교·통상마찰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통망법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승인한 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 전에는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엑스(X)에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 청사 전경.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한 정통망법 개정안은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를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불법 정보와 허위 조작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허위 조작 정보를 유포할 경우 손해액의 5배를 부과할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계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조항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혐오나 차별 조장 발언 등 유해 콘텐츠를 차단·관리하는 행위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반대해왔다. 실제로 정통망법 개정안의 모델이 된 EU의 DSA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최근 DSA 제정을 주도한 EU 고위인사 등 5명을 비자 발급 제한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정통망법에 대해서도 EU와 유사하게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미 국무부가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1979년 김영삼 의원 제명 사태 당시처럼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향후 심각한 한·미 간 외교·통상 마찰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서필웅·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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