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 수사를 위해 파견된 백해룡 경정에게 수사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수사 계획 등을 소명하라고 한 것인데 사실상 파견해제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백 경정이 동부지검 합동수사단에 합류했지만 3개월 가까이 ‘잡음’만 일으키고 별다른 수사 성과 없이 활동을 마치게 된 형국이다. 백 경정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동부지검이 최근 경찰 수사팀(백해룡팀)에 ‘파견 연장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동부지검은 “합동수사단 설치 목적에 맞게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파견 연장이 가능한 상환인지 검토를 위해 검사장 업무보고를 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귀 팀에서 수사하고 있는 각 의혹과 관련해 범죄사실 개요와 범죄사실별 현재 수사 상황, 향수 수사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백 경정은 전날(31일) 예정됐던 대면보고에 불응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대면보고에 오지 않았다. 연락을 했으나 서면보고를 통보했다”며 “아직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이뤄진 적법한 업무보고 지시”라고 덧붙였다.
업무보고 내용에는 앞서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탐색적’이지 않았다는 점과 밀수범의 진술을 믿을 증거 등이 포함됐다. 동부지검은 “밀수범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여러 정황이 확인된다”며 “사실이라고 볼 증거가 무엇인지 등 의문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요구했다. 마약 밀수 조직원들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조력자로 지목한 세관 직원이 당일 출근해 있지 않았던 점 등을 이유로 백 경정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가 타당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백 경정은 답변서에서 밀수 조직원들이 말을 바꿨다는 지적에 대해서 “미검 공범들을 검거해서 추궁해야 한다”면서 2023년 1월 당시 출입국한 조직원들의 이름과 출국항, 유통한 필로폰량 등이 담긴 인편밀수표를 덧붙였다. 임 지검장과 합수단장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며 수사 결과를 전부 공개하고 합수단을 해산하라고 했다. 백 경정은 “백해룡팀이 어떤 형태로 존재·존속하는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동부지검장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도 적었다.
동부지검은 대검찰청에 백 경정 조기 파견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경정은 지난해 10월 동부지검 합수단에 파견돼 경찰로 이뤄진 수사팀을 따로 꾸렸다. 이 대통령이 의혹 제기 당사자인 백 경정을 파견해 수사팀을 보강하라고 한 이후 조치다. 당시 이 대통령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지난해 11월14일까지였던 백 경정 파견 기간은 한 차례 연장돼 오는 14일까지다. 합수단은 대검찰청에 조기 파견해제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