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인천 이성규 감독의 우승 비결 ‘목적에 의한 축구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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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인천 이성규 감독의 우승 비결 ‘목적에 의한 축구 구현’
사진=성의주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우리는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 간절함만 가지고 경기를 한 것 같아요. 올해는 그렇지 않았어요. 목적에 의한 축구를 구현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결국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성규 감독(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이 ‘2025 K리그 주니어리그 B권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한 말이다.

이 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 유소년 팀에서 오랜 시간 헌신을 발휘한 인천맨이다. 인천 U15 코치(2012~2015), 인천 U12 감독(2016~2018), 인천 U15 감독(2019~2025) 등 인천에서만 약 14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리고 올해, 인천유나이티드 U15 광성중 창단 이래 최초로 K리그 주니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1경기에서 18승1무2패를 기록했다. 매 순간 주도적으로 경기하며 공수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 감독은 2019년 감독으로 부임한 후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남자 중등부 축구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우승이 더욱 값졌던 이유다.

사진=장기문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이 감독의 우승 뒤에는 근거와 과정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2019년 전국소년체전 우승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축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저는 그 사람과의 대화가 지도자 인생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해요.” 이 감독은 당시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투지로 승리한 경기도 많았다. 승부차기 승리도 3번이나 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 감독에게 ‘지금 잘하고 있다’, ‘과정보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 등의 피드백을 전해줬고, 이럴 때마다 멋쩍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이 감독에게 한 축구 관계자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감독의 게임 모델은 무엇인가요?” 이 감독은 순간 얼음이 됐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당시엔 경험이나 감으로 지도를 했던 것 같아요. 선수들에게 추상적인 대화 그러니까 정리가 안 된 코칭들이 많았어요.” 이 감독은 한 축구 관계자의 메시지를 통해 지도자 인생에 전환기를 맞이한다. “나는 어떠한 축구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를 반복했다. 이 감독은 이 시기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고 말한다. “게임 모델을 만들고 이를 팀 선수들에게 입히는 과정에서 유독 패배가 많았어요.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었죠.” 이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고 더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수정·보완했고 그 속에서 일관성을 철저하게 유지했다. 이러한 과정은 게임 모델에 대한 정확성과 디테일한 수준을 자연스럽게 높이게 된다.

사진=장기문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이 감독의 게임 모델은 ‘목적에 의한 축구’다. 즉, 경기를 주도하고 상대 문전에 지속적으로 도달하여 득점을 하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수적 우위, 약속된 원리와 원칙이 효과적으로 발휘돼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원리는 팀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것,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팀 훈련 프로그램도 게임 모델에 맞추어 세션을 설정한 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코칭스태프와 줄다리기 미팅을 통해 수정·보완했다. “감독님, 요즘엔 상대 팀이 분석을 하고 경기에 들어오기 때문에 상대가 쉽게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가 없을까요?” 필자의 기습 질문에 이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서 이를 더 정확하게 지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이 감독이 신경을 쓴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다. 자신이 지도하는 연령대가 중학생이기 때문에 게임 모델을 효과적으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감독은 의사결정 이론에 근거하여 스캐닝(경기를 보는 능력), 분석(상황을 파악하는 능력), 진단(의사결정 단계) 단계를 거쳐 팀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팀 훈련과 경기 영상을 통해 잘 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주고 팀 훈련에서는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의 흐름을 읽고 분석하여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코칭을 했다. 추가적으로 게임 모델에 대한 언어를 21가지로 정의하여 팀 선수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따라 쪽지 시험을 볼 정도로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장기문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이 감독의 게임 모델은 단 시간에 완성되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선수들이 3학년 선수가 될 때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들이 중학교 3학년 선수가 돼서야 게임 모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해가 2025년이다. 이 감독은 자신의 게임 모델을 중학교 선수들에게 인지시키려면 먼저 이들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예를 들면 중학교 선수들은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점, 자신이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점, 중학교 시기는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시기라는 점 등을 이해하면 이들의 눈높이에서 자신의 게임 모델을 효과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팀 선수들의 멘탈 관리도 게임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게임 모델 안에 원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오늘 경기의 목표는 승리보다 목적에 의한 축구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자주 이야기해 줘요.” 이 감독의 이러한 코멘트는 팀 선수들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되고 심리적인 안정감과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 추가적으로 “너희들은 실수가 용납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 있게 해라. 심판의 판정을 눈으로 확인하지 말고 귀로 확인해야 한다. ” 등의 코칭을 통해 팀 선수들의 자신감과 집중력을 관리했다.

사진=장기문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그렇다면 이 감독은 자신의 멘탈을 어떻게 관리할까.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경기에 들어가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경기를 하면 심리적으로 편안해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내려놓지 못하게 되면 조급해지고, 실수가 나오며 감정이 격앙돼서 좋은 결과가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선수뿐만이 아니다. 이 감독은 팀 선수들에게 코칭하는 것처럼 자신도 과정 목표에 집중하려 했다. 또 이 감독은 경기 상황에서 팀 선수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따로 코칭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제가 벤치 앞에 나와서 코칭을 하게 되면 팀 선수들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뺏기 때문에 최대한 나오지 않으려고 해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코칭이 있다면 아주 짧고 간결하게 코칭을 해요.” 이 감독은 이러한 과정이 매 경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이 감독은 최근 3년간 절치부심했다. 다들 결과보다 성장이라고 말하지만 성적을 외면할 순 없다. 이 감독은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주옥같은 말들을 늘어놓았다. “상처는 별이 되고 눈물은 비전이 된다. ”, “쓰라린 상처와 눈물이 때로는 나를 살리는 힘이 되기도 한다. ” 당시 이 감독이 얼마나 인내하며 시간을 보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인천 구단에서 저를 끝까지 믿어주고 지지해 주셨기 때문에 힘듦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인천 유소년 지도자들의 응원과 위로가 큰 힘이 됐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저를 지지해 주는 아내와 세 자녀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사진=성의주 인천 유나이티드FC 기자 제공
이 감독은 올해로 유소년 지도 경력이 15년째다. 베테랑 지도자다. 그동안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했다. 이 감독은 유소년 지도자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했다. “누구나 1등, 승리, 챔피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경기에서 지고 못 이길 때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때 지도자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또 자신만의 게임 모델을 만들고 이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 좋은 팀과 선수가 자연스럽게 발굴이 되는 것 같아요. 때문에 더 용기를 갖고 도전했으면 합니다. ”

이 감독의 이번 사례는 유소년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 모델을 만들고 의사결정 이론을 활용하여 팀 선수들에게 이를 인지시키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당연한 것이다. 또 스포츠 현장에 훌륭한 유소년 지도자들이 아주 많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유형의 유소년 지도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팀과 선수들이 더 효과적으로 발굴되기 때문이다.

* 이성규 감독은 2026시즌부터 인천유나이티드 U18 대건고 감독으로 부임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FC 제공
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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