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유행처럼 번지는 ‘공복 커피 루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전에, 내 몸이 보내는 신호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2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컵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다. 싱가포르(290컵), 일본(281컵)보다도 1.5배가량 높은 수치다. ◆“식욕 억제 ‘일시적’…체중 감량 공식은 아냐”
이런 커피 문화 속에서 최근 다시 주목받는 습관이 있다. 바로 ‘아침 공복 커피’다. SNS를 중심으로 ‘아침 공복 루틴’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공복에 마시는 커피가 다이어트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공복 커피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효과를 주는 건강 루틴이 아닌 개인에 따라 득과 실이 크게 갈리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공복 커피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논리는 단순하다. 카페인이 각성을 돕고, 일시적으로 식욕을 낮춰 아침 섭취 열량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효과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단기적 현상’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한 영양학 전문가는 “공복 커피는 순간적으로 식욕을 낮출 수는 있지만, 체지방 감량을 보장하는 방법은 아니다”라며 “아침 공복 상태에서의 카페인은 다이어트보다 호르몬 반응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페인을 체중 감량 전략으로 일반화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혈당·호르몬 반응…“각성보다 피로로 이어질 수도”
문제는 혈당과 대사 반응이다. 공복 상태에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간에서 포도당 방출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아침은 원래 혈당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시간대다. 이때 공복 커피가 그 변화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인슐린 민감도가 낮은 사람에게는 각성 효과보다 오히려 피로나 무기력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커피라도 누군가에게는 집중력을 높이는 자극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컨디션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복 커피가 부담스럽다면 대안도 있다. 소량의 단백질이나 간단한 음식 섭취만으로도 위장과 혈당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 위장 건강 측면에서는 우려가 더 뚜렷하다.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공복에 마실 경우 자극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속쓰림이나 위장 불편, 역류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공복 커피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위장이 예민하다면 커피는 최소한의 음식 섭취 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아침 공복에 나타나는 미묘한 속 불편함을 ‘원래 그런 것’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 “좋고 나쁨보다 ‘나에게 맞느냐’의 문제”
공복 상태에서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집중력 향상 대신 불안, 초조감, 심장 두근거림 같은 반응이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 떨림이나 불안감은 공복 커피에서 더 뚜렷해질 수 있다”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마신 커피가 오히려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복 커피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개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복 커피의 효과는 ‘좋다, 나쁘다’가 아닌 ‘나에게 맞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아침 커피는 유행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공복 커피가 부담스럽다면 대안도 있다. 소량의 단백질이나 간단한 음식 섭취만으로도 위장과 혈당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행처럼 번지는 ‘공복 커피 루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전에, 내 몸이 보내는 신호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