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도와준 '교회' 향한 분노가 살인으로… '아내와 닮은 여성'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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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도와준 '교회' 향한 분노가 살인으로… '아내와 닮은 여성' 노려
자신의 분노를 타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강력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E채널' 영상 캡처 자신의 분노를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강력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지난 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광주경찰청 기동순찰대 김창석 경감, 강남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고도원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방송에서 소개된 사건은 형사들의 예리한 판단으로 범행 발생 3시간 만에 범인을 검거한 살인사건으로 “어떤 남자가 아주머니를 칼로 찌르고 도망간 것 같다”는 다급한 신고로 시작됐다.

현장은 성당이었고, 피해자인 중년 여성은 등에 자창과 목에 가로로 난 절창을 입은 채 숨져 있었다. 신고자는 “하지 마”라는 소리를 듣고 되돌아갔다가 피해자와 피 묻은 칼을 든 범인을 목격했다.

범인은 흰색 소형차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고 신고자는 차량번호를 메모해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형사들은 확인된 차량과 신고자가 본 차종이 어긋난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추가 목격자를 확보해 구형 프라이드로 범행 차량을 특정했다.
이해하기 힘든 진술을 이어가는 범인. 유튜브 채널 'E채널' 영상 캡처 추적 끝에 시골 주택 마당 수돗가에서 빨래를 털고 있던 30대 남성 정 씨(가명)를 발견했다. 손에는 상처를 가린 밴드가 붙어 있었고, 운동화에는 붉은 점이 묻어 있었다. 차량 내부에서는 사용 흔적이 없는 큰 부엌칼을 20자루 넘게 발견했다. 정 씨는 범행을 인정했다가 돌연 진술을 번복하며 이해하기 힘든 말을 반복했다.

정 씨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무엇보다 진술 과정에서 오락가락한 정신 상태를 보였다.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달 반 전 교회 인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수법이 유사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두 피해자 모두 40대 여성으로, 범인은 1차 공격 후 목을 그은 것으로 보였다.
아내를 도운 교회 등 종교 건물을 찾아다닌 범인. 유튜브 채널 'E채널' 영상 캡처 정 씨는 두 사건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정 씨는 조현병과 망상 증세를 보였고 “교회 다니는 여자는 다 죽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정 씨의 몽골인 아내가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고 교회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교회와 성당을 향한 왜곡된 분노가 범행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아내를 찾기 위해 몽골까지 갔지만 만나지 못하면서 망상을 더욱 키웠고 귀국 8일 만에 첫 범행을 저질렀다.
아내와 비슷한 여성에게 분노를 해소시킨 범인. 유튜브 채널 'E채널' 영상 캡처 그는 범행을 위해 흉기를 준비하고 중고차까지 사들여 아내와 닮은 사람을 노렸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직접 화를 낼 사람을 찾지 못하니까 분노를 다른 사람을 통해 해소하려는 심리적인 기제”라고 분석했다. 수사 끝에 범행에 사용된 칼을 회수했고, 정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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