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까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체제를 이어왔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 구도를 전개한 방식을 살펴보면, 주애는 아직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3년 12월 17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를 맞아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사진자료 ◆김정일·김정은, 당 조직 내 지위 확보 후 공식화 첫 세습을 겪은 김정일 위원장은 1970년대 초부터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됐다.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권력 토대를 다져왔다.
공식 직책을 가진 것은 1964년 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이 처음이다. 권력 중심부부터 시작해 당 선전선동부와 호위 총국 등을 거쳐 1973년에는 당 조직 담당 비서직을 맡았다. 1974년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의 자리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0년, 드디어 제6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당 군사위원회 위원·당 비서 등 당 핵심 직책에 공식 선출되면서 후계자로 공표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2009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이후 짧은 시간 내에 후계 구도를 준비했다. 2010년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후계자 지위가 공식화됐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두고 ‘위대한 계승자’, ‘청년대장’ 등 표현이 등장했다. 김정일 위원장과 비슷한 복장과 외모, 걸음걸이 등을 강조하면서 김정일과 닮은 지도자 이미지가 매체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두 사람 모두 후계자 내정 이후 당·군 내 직책을 받고, 이를 공식 회의체에서 공개하는 방식으로 정당성을 확보했다. 이후 체계적인 우상화가 뒤따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평양에서 열린 신년 경축 공연장에서 딸 주애의 볼뽀뽀를 받고 있다. 평양=조선중앙TV·연합뉴스 ◆‘공식 직함’ 없는 주애…아직 후계 공식화 수준 아냐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는 2022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참관 당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동행해 첫 해외 공식 일정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애는 노동당 입당이나 공식 직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 공식 회의체를 통해 직위를 부여받거나, 당·군 보직 경험이나 우상화 전개 등 기존 후계 구도의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은 상징적인 존재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신년 경축 행사에서 주애가 김정은 위원장과 나란히 앉거나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김정은 위원장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는 모습 등이 보였다. 이는 과거 김정일·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보다 한 발짝 뒤에 서서 경청하는 등 권위를 강조하는 연출과는 대조된다.
북한의 후계자들은 대체로 입당 가능 나이인 19세 이전까지는 비공개 상태로 후계 수업을 받는다. 당 입당 이후 군·행정 경험을 쌓아 등장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주애는 13살로 추정돼 아직 입당 나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서 주애에게 ‘존귀하신’, ‘존경하는’ 등 수식어를 사용하고, 최고위 간부들의 예우 수준을 봤을 때 주애가 단순한 지도자의 자녀 이상의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