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물량 급감하는데 미분양은 계속 느네…지방 건설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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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물량 급감하는데 미분양은 계속 느네…지방 건설사 '빨간불'
사진연합뉴스서울의 한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방 건설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자금 조달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까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며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가구로 전월 대비 3.9% 증가했다. 2012년 3월(3만438가구) 이후 13년 8개월 만의 최대치다.

늘어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방에 집중됐다. 11월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전월보다 1082가구(4.6%) 늘어난 2만4815가구였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4351가구로 전월 대비 4가구(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준공 후 미분양은 대구가 3719가구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증가 폭으로는 충북이 올해 10월 말 702가구에서 지난달 1417가구로 2배 이상 늘었다. 경북과 경남도 3000가구 이상으로 악성 재고가 많은 편이다.

문제는 지방의 분양 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부 조사결과 11월 말 기준 수도권 누적 분양물량은 10만864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데 비해 지방은 같은 기간 9만3608가구에서 7만3554가구로 21.4% 급감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분양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했지만, 미분양 주택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적체된 미분양 주택이 해소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 주택 수요가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주택시장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확대됐지만, 지방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05%, 서울은 8.71%, 수도권은 3.31%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1.08%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비수도권 분양시장은 내년에도 입지 여건과 개발 호재 유무, 분양가 경쟁력 등에 따라 수요자들의 단지별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비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고분양가 구조도 원인으로 꼽힌다. 공사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 인하 여력이 제한된 탓에 수요 회복 속도보다 분양가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하는 민간아파트 분양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3.3㎡)당 분양 가격은 503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712만원) 대비 6.4% 증가한 수치다. 반면 5대 광역시의 평균 분양가는 1969만원에서 2153만원으로 8.5% 상승했다.  

게다가 정부가 지방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지방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 매입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정부의 미분양 대책은 결국 건설사들의 유동성을 일부 지원해 준다는 성격이 강하다"며 "각종 대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금융 규제 완화, 지역 균형 발전 등 근본적인 해결법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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