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 박람회 ‘CES 2026’ 개막을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길거리는 이미 거대한 ‘인공지능(AI) 쇼케이스’로 변신했다. 글로벌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도시의 랜드마크와 전시장 입구를 각각 점령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사의 예고편과 이번 CES 전시 방식이 일관성을 띄면서 서로 다른 전략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6’에서 업계 최대인 4628㎡(약 1400평)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마련하고 4∼7일(현지시간) ‘더 퍼스트룩 2026’ 행사를 진행한다. 더 퍼스트 룩은 삼성전자가 CES에 맞춰 진행하는 전시와 프레스 콘퍼런스 등 모든 프로그램을 통합한 명칭이다. 사진은 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 더 퍼스트 룩 예고 영상이 송출되는 모습. CES 2026 공동기자단 ◆삼성전자, 라스베이거스에 AI 비전 선포 3일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호텔인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의 거대한 외벽에는 삼성전자의 ‘더 퍼스트 룩’ 예고 영상이 떴다. 더 퍼스트룩은 삼성전자가 CES에 맞춰 진행하는 전시와 프레스 콘퍼런스 등 모든 프로그램을 통합한 명칭으로,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의미가 담겼다.
건물 전체를 감싸는 압도적인 크기의 디스플레이에서 송출되는 영상은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보여줄 기술적 자신감을 대변한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행보는 이번 전시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삼성전자는 메인 전시장인 컨벤션센터(LVCC)가 아닌, 인근의 윈 호텔에 역대 최대 규모인 1400여평의 별도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대형 옥외광고, 전시 모두 CES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거리를 뒀다. 이번 전시에 비즈니스 거래처들을 상대로 삼성만의 깊이를 더하고 삼성의 거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도 이번 CES에서 전시 방식을 바꾼 데 대해 “삼성전자 AI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가치를 제시하고, 방문객들이 삼성이 지향하는 미래의 방향성까지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가 6~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새로이 단장한 메인 입구에서 광고를 선보이며 전 세계 관람객을 맞이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 메인 전시장 입구서 “환영합니다” LG전자는 CES 참관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메인 전시장 LVCC의 입구를 선점했다. LG전자는 새롭게 단장한 LVCC 메인 입구 상단에 가로 14m의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하고, ‘당신에게 맞춘 혁신(Innovation in tune with you)’이라는 메시지로 전 세계 관람객을 맞이한다.
당신에게 맞춘 혁신은 고객의 삶을 더욱 세밀한 단위에서 조율하겠다는 LG전자의 AI 비전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상징한다.
LG전자는 LVCC에 2044㎡(약 620평) 규모의 메인 부스도 마련했다. AI가 사용자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미래 홈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의 LVCC 집중 전략은 CES를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 대중에게 자사의 AI 비전 ‘공감지능’을 널리 알리겠다는 대중 소통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집중 전략과는 구별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호텔 랜드마크를 활용한 압도적인 스케일로 ‘비전’을 선포하고, LG는 전시장 길목에서 고객을 맞이하며 ‘공감’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다”며 “장외에서 시작된 두 기업의 신경전이 본 전시에서 어떤 기술 경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옥외광고판 gif. ◆다시 CES 찾은 젠슨 황 한편 AI 시대 ‘황제’로 떠오른 엔비디아는 라스베이거스 가장 중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CES 행보’를 선전하고 나섰다. 황 CEO는 5일 특별 연설, 6일 기자간담회 등을 열며 라스베이거스를 종횡무진 누빌 예정이다.
황 CEO는 지난해 CES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의 다음 개척지는 피지컬 AI”라고 예고했고, 피지컬 AI는 이번 CES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이에 이번 CES에서도 황 CEO의 입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 상태다. 엔비디아는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피지컬 AI 관련 기술 체험 데모도 진행한다.
라스베이거스=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