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하위권, 흔들리는 상위권’ 요동치는 V리그 남자부… 감독대행 3인방을 주목하라

글자 크기
‘꿈틀대는 하위권, 흔들리는 상위권’ 요동치는 V리그 남자부… 감독대행 3인방을 주목하라
고준용 삼성화재 감독대행이 2연승에 성공한 후,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V리그 남자부가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 4라운드를 헤쳐 나간다. 흐름은 바뀌었다. 굳건해 보이던 순위표 이곳저곳에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위치한 변수는 바로 감독대행 체제다. 각자의 이유로 팀을 떠난 사령탑들, 그 공백을 어떻게 채우는지에 따라 남은 시즌 7개 팀의 판도도 함께 요동칠 예정이다.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는 삼성화재를 이끌던 김상우 전 감독이었다. ‘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창단 첫 10연패를 마주한 지난해 12월19일, 김 전 감독은 끝내 자진 사퇴를 알렸다. 최하위 부진에 책임을 통감한 결과였다.

고준용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바통을 받았다.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달 23일 한국전력전에서 11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5세트 접전을 펼쳤다. 연패 기간 첫 승점을 따내며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의미한 변화는 시즌 첫 연승 열매로 이어졌다. 그것도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을 잡는 짜릿한 승리의 연속이었다. 특히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던 선두 대한항공을 잡은 새해 첫 승리가 백미였다.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대행이 승리를 거두고 선수단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6위 우리카드도 반전 실마리를 찾았다. 구단 최초 외인 사령탑이었던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이 지난달 30일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지만,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2일, 원정팀의 지옥으로 불리는 부산 OK저축은행전에서 ‘패패승승승’ 역전극을 펼치며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초보 지도자’들의 반란이다. 삼성화재 원클럽맨이었던 고준용 대행은 2022~2023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 코치 생활을 시작해 36세의 나이로 덜컥 임시 지휘봉을 잡았다. 40세의 박철우 대행은 지도자 경력이 더 짧다. 2023~2024시즌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4월에서야 코치로 첫 걸음을 뗐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무거운 임무를 받아든 상태다.

젊은 지도자만이 가질 수 있는 ‘형님 리더십’으로 상황을 타개한다. 여기에 부진으로 팀을 떠난 전 사령탑에 대해 함께 책임감을 느끼는 선수단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맞물려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물론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당장 리그 3위를 달리는 KB손해보험은 같은 감독대행 체제에서 부작용을 앓고 있다. 전임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이 3연승을 달리다가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두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하현용 코치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2연패 수렁에 빠지며 3위 수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좋은 흐름에서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오히려 선수단이 혼동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감독대행 체제에 진입해서 연승 분위기가 연패로 바뀌었기 때문에, 선수단이나 하 대행이 느끼는 부담감도 더 커질 것”이라며 “당연한 말이지만, 감독대행이 능사는 아니다. 확실한 힘을 실어줄 시기를 잘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이 경기 중 선수단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