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LG화학 사장 [사진=LG화학]김동춘 LG화학 사장이 5일 신년사에서 "우리는 매우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전 임직원이 물러설 길을 스스로 없애고, 결사항전의 의미를 담은 '파부침주' 결의로 임해 큰 변화 속 우리만의 혁신 DNA를 쌓아 가장 강한 회사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이 불러온 반도체·로봇·자율주행 시장의 변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구조적 불균형,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변화 대응 수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접근이 필수"라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으로 이러한 영역에서 일시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적 과제의 성공이 절대적으로 중
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도 보다 혁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설령 2~3년 시황이 다소 좋아지더라도 10년, 20년 후에도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느냐 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고 시장 유행을 쫓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혁신을 위한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사장은 "LG화학은 신사업 추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리소스 측면에서 역량이 분산되고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 투자와 육성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이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미래를 위한 초기 단계 투자(Seed)는 지속하되,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요청했다. 김 사장은 "선택과 집중이 혁신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안이라면,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혁신 속도를 높이는 실용적 방법"이라며 "이를 위해 혁신의 도구로서 인공지능 전환(AX)·OKR(Objectives & Key Results)을 전사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Quick Win)를 창출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영업·생산·개발 전 부문에는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gentic AI)을 전격 도입해 고객 가치 제고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OKR 도입도 예고했다. 그는 "OKR을 통해 전 조직이 도전적인 목표를 추진할 것"이라며 "남들이 하는 수준의 과제를 달성했다고 해서 차별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보다 혁신적인 과제를 설정하고, 모두가 부서간 협업 조직이 돼 치열한 논의와 몰입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자"고 전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저는 신임 CEO로서 변화의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남아 있을까, 우리는 어느 정도의 속도(Speed)로 추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며 "뒤돌아보면 우리 LG화학만큼 큰 변화를 경험한 조직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저력을 믿고, 전 임직원이 함께 서로 믿고 의지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자랑스러운 LG화학을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아주경제=이나경 기자 nakk@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