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 박람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질 기술을 집약한 130형 마이크로 RGB TV로 ‘초대형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LG전자는 선을 없애고 두께를 극단적으로 줄인 무선 월페이퍼 TV로 ‘공간 디자인 혁신’을 선언했다.
삼성전자의 130형 ‘마이크로 RGB TV’(왼쪽)와 LG전자의 ‘LG 올레드 에보 W6’ 모습. 삼성전자·LG전자 제공 ◆화질 기술의 ‘정점’을 선보이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더 퍼스트 룩’ 행사에서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115형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화면 크기를 130형으로 키우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더해 마이크로 RGB TV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제품의 핵심은 단연 화질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RGB(적·녹·청색) LED 칩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인 미세한 소자를 스크린에 촘촘히 배열했다. 이를 통해 빨강, 초록, 파랑의 빛을 독립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며,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섬세하게 조정하는 로컬 디밍 효과를 극대화해 깊은 블랙과 선명한 색감을 구현했다.
모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마련된 윈호텔 삼성전자 단독 전시관에서 ‘130형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디자인 측면에서는 웅장한 건축물의 창틀에서 영감을 받은 ‘타임리스 프레임’을 적용해 TV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구조로 설계됐다. 초대형 스크린이 단순한 가전을 넘어 공간의 중심을 장식하는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비전 AI 컴패니언’을 탑재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사용자가 TV를 보며 “지금 보고 있는 영화 줄거리 요약해 줘” “천만 관객 넘은 영화가 뭐가 있어?”라고 물으면, AI가 즉시 최적의 답변을 찾아준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과 검색엔진 ‘퍼플렉시티’ 등 주요 AI 서비스를 지원해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여기에 최신 ‘마이크로 RGB AI 엔진 프로’가 장면별로 최적의 색상과 명암을 조정하고, 구글과 공동 개발한 ‘이클립사 오디오’ 기능까지 더해져 시청각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부사장은 “마이크로 RGB TV는 삼성전자 화질 혁신의 정점을 보여주는 기술”이라며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 강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초슬림·무선이 만든 인테리어 혁신
LG전자는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개최한 ‘더 프리뷰’ 행사를 통해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을 강조했다. 주력 제품인 2026년형 ‘LG 올레드 에보 W6’는 9㎜대 두께의 초슬림 디자인과 진정한 무선 전송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월페이퍼 TV다.
LG전자는 패널부터 메인보드, 스피커에 이르는 모든 부품에 초슬림화 기술을 적용해 TV 전체 두께를 연필 한 자루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TV가 벽에 완벽하게 밀착해 마치 갤러리의 액자 같은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또 세계 최초로 4K 해상도와 165㎐ 주사율의 영상을 손실이나 지연 없이 전송하는 무선 기술을 탑재해 TV 주변의 복잡한 연결선을 없애고 깔끔한 공간을 완성했다.
LG전자 올레드 에보 W6 // 모델들이 9㎜대 얇기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의 측면에서 TV 두께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화질에선 13년간 축적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노하우가 집약된 ‘하이퍼 래디언트 컬러’ 기술을 선보였다. 역대 최고 성능인 ‘3세대 알파 11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두 가지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해 더욱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화질을 구현했다. 화면 밝기는 일반 올레드 TV 대비 최대 3.9배나 향상됐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은 “진정한 무선 전송 기술에 폼팩터 혁신을 융합해 가장 혁신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성이 우선”…‘멀티 AI’ 전략
삼성과 LG는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TV 내 여러 AI 모델을 탑재하는 ‘멀티 AI’ 전략을 택했다. TV의 형태와 크기에서는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경쟁을 펼치면서도, 두뇌에 해당하는 AI 분야에서는 자체 AI 플랫폼을 고집하기보다 검증된 외부 AI 엔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과 AI 검색엔진 ‘퍼플렉시티’가 추가되면서 영화 추천, 여행 계획 수립, 스포츠 경기 결과, 기업 실적 결과 분석 등 다양한 주제의 사용자 질문에 맞춰 최적의 답변을 제공하게 됐다.
LG전자는 코파일럿과 구글의 ‘제미나이’를 탑재해 생태계를 확장했다. LG전자는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원하는 AI 엔진을 직접 선택해 ‘AI 서치’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혔다.
라스베이거스=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