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속도 내는데… 교육감 선거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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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월 특별법 발의 계획 불구 선출 방식 등 의견 수렴은 안 해 교육계 “지자체 부속물인가” 반발 예비주자들, 동반선거 여부 촉각 대전·충남 등 “공론화해야” 촉구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이 6·3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해당 지역 시·도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혼선이 커지고 있다. 집권여당은 이들 시·도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이달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교육감 선출방식 등에 대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면서 교육계 반발이 증폭되고 있다.

5일 대전·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두 교육청에 교육감 선출방식 등에 대한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위원회나 중앙정부의 의견 조회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안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해 늦어도 3월 중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국민의힘 주도로 마련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에는 교육감 선출방식 얼개만 규정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보면 통합교육감은 대전충남특별시의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효율성 도모를 위해 특례를 적용해 선출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교육감 선출을 원칙으로 하되 통합특별시장과 교육감 선거를 연계하는 동반선거(러닝메이트)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계는 통합특별시장의 인사·예산권에 교육청이 종속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전시·충남도교육청공무원노조와 대전·충남교사노조는 지난 2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의되는 통합 특별법안은 교육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교육청과 교육단체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채 교육을 지방정부의 하위 부속물로 종속시키려는 시도는 명백한 교육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육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실질적인 공론화과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두 시·도교육감 선거를 준비하던 예비주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3선 임기 종료를 앞두고 무주공산이 된 교육감 자리에 준비 중인 출마 예정자는 두 시·도에서 15명이 넘는다. 출마 예정자들은 정치권의 행정통합 움직임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특별법안에 담길 선출방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시교육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은 “통합이 되더라도 교육감은 복수 교육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교육감 후보들과 연대해서 정치권에 복수교육감 선출방식을 강력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에 이어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한 광주·전남에서도 교육감 선출방식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큰 틀에서 두 지역 통합 추진에 찬성한다”면서도 “다양한 세부 과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합교육감 선거가 통합단체장과 러닝메이트로 치러질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행정학)는 “헌법 31조를 보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이 규정돼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교육감 선거를 하면 지방선거 전후 헌법소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무안=강은선·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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