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만기 앞둔 1분기 회사채…연초효과에도 금리 메리트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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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만기 앞둔 1분기 회사채…연초효과에도 금리 메리트 제한
 사진챗GPT[사진=챗GPT]
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만기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한다. 만기 도래 규모가 32조원을 웃돌면서 상당수 기업이 차환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상 기대되는 연초 효과에도 불구하고 조달 여건은 기대만큼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32조39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되며 발행을 미뤘던 기업들이 한꺼번에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신규 투자 목적보다는 만기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차환 수요가 발행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통상 1분기는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연기금과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이 연초 투자 계획에 따라 자금을 배분하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는 이른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산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발행 물량도 빠르게 소화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어 절대 금리 부담이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간 격차를 의미하는 크레딧 스프레드는 이미 하단 인식이 형성된 상태로, 추가적인 축소 여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를 뜻하는 크레딧 스프레드(무보증·3년물·신용등급 AA- 기준)는 오히려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43.6bp(1bp=0.01%포인트) 수준이던 크레딧 스프레드는 전날 기준 52.4bp까지 벌어졌다. 연말을 앞두고 과도하게 축소됐던 스프레드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지난해 초만큼 조달 금리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시장에서는 연초 효과로 발행 자체는 원활하겠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조달 비용 절감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만기 물량이 집중되는 가운데 신규 발행이 잇따를 경우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결국 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은 '물량 부담'과 '제한적인 금리 메리트'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연초 효과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폭은 2025년 연초 효과 대비 제한될 것"이라며 "2026년 중 크레딧 스프레드는 역사적 시계열 저점 레벨로 볼 수 있는 40bp 내외 수준까지 스프레드 축소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수준인 51bp 대비 축소 여력이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장수영 기자 swimm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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