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사실상 '통합 단체장 선거'로 재편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선거판 자체가 새로 짜이는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들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현역인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해 이들과 치열한 경쟁 구도에 있던 여타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엔 그간 '설'로만 돌아다녔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는 등 오는 6월 선거판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광역 2곳'에서 '초광역 1곳'으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지난 5일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공식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라남지사는 '지역 주도 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을 명분으로, 2월 중 행정통합 특별법 국회 통과와 더불어 통합단체장 선출을 강하게 어필했다. 광역 2곳'서 '초광역 1곳'으로 선거판을 바꾸자는 것이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속도전이다.
박지원·정준호·이개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정치권도 공개적으로 힘을 보태면서, 이 논의는 과거와 달리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5극 3특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구상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의중 역시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통합단체장 선거의 경우엔 단순한 선출 방식 변경이 아니라, 선거의 규모·유권자 구성·캠페인 전략 전반이 달라지는 구조적 변화란 점에서 주목된다. 광주 중심의 도시형 선거와 전남의 농어촌·도서 지역 선거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과거처럼 특정 지역 기반만으로는 승리를 담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존 유력 주자들 '셈법 복잡'…광주·전남 각자도생 전략 흔들
현재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거론되던 차기 유력 후보들의 선거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광주의 경우 현역인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민형배 의원, 문인 북구청장, 이병훈 전 의원 등이, 전남도는 김영록 현 지사와 함께 신정훈·주철현·이개호 의원 등이 경쟁 구도를 만들어 왔다. 이들은 각 지역을 무대로 여론조사와 조직경쟁을 벌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왔다. 상황에 따라선 서로를 향한 입씨름을 마다하지 않으며, 날 선 공방전도 전개했다.
그러나 통합단체장 선거가 확정될 경우 이 같은 '각자도생형 경쟁'은 의미를 잃게 된다. 광주 중심의 도시형 선거와 전남의 농어촌·도서 지역 선거가 하나로 결합하면서, 특정 지역 기반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 기반 정치인은 전남 전역에 대한 인지도와 조직 확장이 필수 과제가 되고, 전남 출신 주자들은 광주 민심을 관통할 정책과 상징성을 새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광주 표와 전남 표의 균형'이 최대 난제로 부상하면서, 자칫 출신지 쏠림 이미지는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단 의미도 담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 '판을 바꿀 변수' 되나
김용범 정책실장 이름이 정치권 안팎에서 다시금 오르내리고 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기획·조정하고, 경제·사회 전반의 정책 집행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핵심 책임자로 특히 글로벌 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하단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 역할을 하며 쌀·소고기 추가 개방을 막아낸 점은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더욱이 전남 무안 출신에 광주 대동고를 졸업한 김 실장은 광주와 전남 모두에서 연고를 지닌 인물이다.
지역 내에선 "현재 광주·전남을 아우를 상징성과 국정 경험을 갖춘 능력 있는 후보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의 존재는 통합단체장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김 실장은 여러 차례 "선거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배경이다.
◇민주당 공천 경쟁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정치 지형을 감안하면, 통합단체장 선거는 사실상 민주당 경선이 본선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선룰 방향성 여부다.
광주·전남 통합 경선방식, 권리당원과 일반 시민 비율, 권역별 가중치 부여 여부 등을 놓고 당내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벌써 "경선 설계 자체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행정통합의 목적은 지역소멸이란 지방이 처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하자는데 있다. 이럴 경우 통합단체장은 필수 사안이다"며 "다만 통합단체장 선거 과정에서 광주 출신이냐 전남 출신이냐에 따라 표의 향배가 나뉘는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이는 또 다른 갈등이 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통합 추진과 함께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김용범 실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작용한 부분으로 이해된다. 결국은 경선룰에 따라 통합단체장 선거 결과도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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