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은 올해 센트럴홀의 가장 명당 자리에 초대형 부스를 꾸렸다. [사진=이효정 기자] 인공지능(AI)·홈 로봇에 RGB TV까지, 'CES 2026'에서 대규모 부스를 꿰찬 중국 브랜드의 기술 도전이 매섭다. 지난해 메인홀 중심에 있던 삼성전자와 SK그룹이 빠진 자리를 차지한 중국 업체들은 AI 기반 스마트 제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기술을 강조한 다양한 라인업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6'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명당 자리에 부스를 차리고 국내 기업이 집중하는 신기술 분야를 전면에 내세웠다.
우리나라 기업이 빠진 주요 자리는 올해 중국 기업들로 채워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단독 부스를 차리면서 CES의 메인 무대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의 센트럴 구역 중앙은 TCL에게 넘어갔다. TCL이 부스를 옮겨가면서 그 자리는 하이센스가 물려 받았고, SK그룹 통합 전시관이었던 곳에는 올해 드미리가 간판을 걸었다.
3368㎡(약 1018평) 규모로 부스를 차린 TCL은 전시관 입구에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TV 기술력을 과시했다. 163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전면에 내세운 건 크기로 시장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TCL은 보란 듯이 전시관 전면에 '세계에서 가장 큰 RGB 미니 LED TV'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TCL이 출시를 앞둔 스마트글래스도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micro-OLED panel)이 적용된 TCL 스마트글래스 '레이 네오 에어 프로4'는 이달 출시 예정이다.
또 가정용 홈로봇 '에이미'(AiMe)를 내세워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데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에이미는 바퀴를 통해 스스로 움직이고 대화할 수 있다. 집안 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허브 역할도 한다. 커다란 눈과 동그랗고 귀여운 모습으로 로봇의 개념보다는 '반려'(Companion)의 가치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을 자랑하는 별도의 시연은 없었지만 행사장에서 에이미 피규어와 인형을 기념품으로 나눠주면서 홍보 역할만큼은 톡톡히 했다.
TCL 부스에 꾸며진 에이미랜드에서 가정용 홈 로봇 '에이미'가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하이센스는 전시관 전면 오른쪽에 116형 RGB 미니 LED TV 두 대를 전시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조하는 AI 홈 구현에도 힘을 줬다. 'AI TV' 존에서는 개인에 최적화된 화질과 음성을 구현하는 TV 기능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탑재한 TV도 선보였다.
중국이 강점을 보이는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도 기술 진화가 눈에 띈다. 로보락은 2륜 다리를 탑재한 로봇청소기 '사로스 로버'를 선보였다. 본체에 접혀 있던 다리가 펼쳐지는 형태로,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가 가능하다. 중국 드리미도 로봇청소기 '사이버X'를 주요 제품으로 내놨다. 실제 시연에서 사이버X는 여섯 계단을 약 30초 만에 올라갔다.
LG전자가 홈 로봇 '클로이드'를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비슷한 콘셉트의 로봇을 내놓으면서 기술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하이센스 전시관 전경 및 116형 RGB 미니 LED TV. [사진=이효정 기자] 중국의 3대 TV 브랜드 창홍도 하이센스 옆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AI가 탑재된 가전들을 공개했다. 아울러 미래 시장인 확장현실(XR)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체험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등을 전시하며 미래 기술에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이날 TCL부스에서 만난 한 가전 관계자는 "AI 홈, AR, XR과 같은 미래 사업은 국내 양대 주요 기업도 집중 투자와 개발을 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무섭게 한국 기술을 따라오고 있다"고 봤다.
아주경제=라스베이거스(미국)=이효정 기자 hyo@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