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푸조 디자인 총괄 “신생 브랜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 그것은 200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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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푸조 디자인 총괄 “신생 브랜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 그것은 200년의 역사”
푸조 디자인 디렉터 마티아스 호산 (Matthias Hossann). 사진ㅣ스텔란티스코리아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자동차 업계에서 ‘사자’만큼 강력한 헤리티지를 지닌 상징이 또 있을까. 215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자존심, 푸조(PEUGEOT)가 전동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자신들만의 문법으로 응답했다. 그 중심에는 2020년부터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지휘해 온 마티아스 호산(Matthias Hossann) 디자인 총괄이 있다.

지난 7일 한국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호산 총괄은 푸조 디자인의 핵심을 ‘프렌치 카리스마(French Charisma)’로 정의했다. 그는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등 신생 브랜드의 약진을 의식한 듯 “새로운 브랜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역사는 인위적으로 제조할 수 없다”며 “푸조의 오랜 유산을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푸조 ‘올 뉴 3008’과 마티아스 호산. 사진ㅣ스텔란티스코리아
이번 인터뷰의 화두였던 ‘올 뉴 3008’은 이러한 푸조의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루엣이다. 전형적인 박스형 SUV였던 2세대의 흥행을 뒤로하고, 3세대는 과감한 ‘패스트백(Fastback)’ 스타일을 입었다.

호산 총괄은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의 이유로 ‘효율성’을 꼽았다. 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공기역학적 효율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고, 이것이 곧 디자인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는 “수많은 신차들이 쏟아지는 요즘, 멀리서도 한눈에 ‘푸조’임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며 “사자의 형상과 펠린 룩(Feline Look·고양이과 동물의 날렵한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역동적인 비율로 차별화된 실루엣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푸조 3008 디자인 스케치. 사진ㅣ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의 시그니처인 ‘발톱’ 라이트 역시 진화했다. 멀리서 보면 세 줄의 강렬한 발톱 자국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보석처럼 정교한 디테일이 살아있다. 호산 총괄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디자인을 이원화하지 않고, 모든 파워트레인이 동일한 ‘사자의 얼굴’을 공유함으로써 브랜드의 통일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실내는 푸조 고유의 ‘아이-콕핏(i-Cockpit)’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렸다.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사용자 맞춤형 ‘아이-토글(i-Toggles)’은 디지털 편의성과 아날로그적 직관성을 절묘하게 배합했다는 평가다.

푸조 ‘3008 하이브리드’. 사진 | 스텔란티스 코리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푸조는 이번 모델의 외관에서 ‘크롬’ 장식을 과감히 삭제했다. 대신 메테오 그레이, 바살틱 그레이 등 특수 페인트 마감을 통해 세련된 테크니컬 감성을 구현했다. 호산 총괄은 “환경에 좋지 않은 크롬을 배제하는 대신, 알루미늄과 패브릭 소재를 적극 활용해 따뜻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라운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론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그는 여유를 보였다. “3008은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모두 아우르는 유연한 플랫폼을 가졌다”며 “기술이 아무리 변해도 운전자가 느끼는 ‘즐거움’과 ‘감각’은 변치 않는 가치”라고 역설했다.

그는 차세대 스티어링 휠 기술인 ‘하이퍼스퀘어(Hypersquare)’를 언급하며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도 공유했다. 인터뷰 말미, 그가 정의한 푸조의 고객상은 명확했다.

“나이나 성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술적 진보에 열려 있고, 아름다운 미학을 즐길 줄 알며, 누구보다 역동적인 삶을 사는 분들이 바로 푸조의 주인공입니다. ”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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