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농협중앙회의 비위 행위가 반복되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칼을 뽑았다. 특별 감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공금이 임직원의 변호사비 지급에 흘러간 정황과 임원의 배임 가능성을 포착했다. 농식품부는 해당 내용을 수사기관에 의뢰하고 이달 중 '농협 개혁 추진단'도 출범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26명을 투입해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먼저 농협중앙회와 농협 재단에 법령 위반 정황 2건이 발견됐다. 임직원에 대한 변호사비 지급 의혹과 농협재단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추가적인 증거 확보와 사실관계에 대한 형사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지난 5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임원 추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 구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인사추천위원회를 농업인 단체와 학계로부터 추천받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 결과 농협중앙회는 일부 농업인 단체와 학계만을 대상으로 후보자를 추천받아 제한적·폐쇄적으로 구성·운영하고 있었다.
폐쇄적인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은 부적절한 운영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감사 결과 2024년 제15차 이사회에서는 특별성과보수를 1인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지급사유와 금액 등에 대한 검토 없이 부회장 등 11명에게 총액 1억5700만원을 지급했다.
임직원에 대한 징계 회피 정황도 있었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행위는 고발을 원칙으로 한다. 고발에서 제외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서 고발 여부를 심의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감사 결과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6건은 고발은커녕 인사위원회를 개최조차 하지 않았다. 성희롱 사건에 있어 남성만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편성하기도 했다.
수의 계약을 통한 퇴직자에 일감 몰아주기도 사실로 드러났다. 수의 계약을 통해 중앙회가 불이익을 보더라도 퇴직자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농협중앙회는 '계약규정'에 따라 물품구매, 용역 등의 계약은 일반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특정 용역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고 있었고 농협 자회사는 해당 업체에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밀어줬다.
예산의 자의적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농협중앙회는 수지 예산서에 없는 유보 예산을 실행예산에서 편성하고 있다. 2024년 판매관리비 중 유보 예산 비율이 22.3%, 교육지원비 중 유보 예산이 77%에 달했다. 김 차관은 "수지 예산서에도 없는 유보 예산을 실행 예산으로 과다 편성해 예산이 자의적이고 불투명하게 운영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번달 중에 농협개혁추진단을 발족할 것"이라며 "추진단에서 농협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안건을 만들고 국회와 신속히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감사 결과는 중간 발표"라며 "최종 감사 결과는 3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때 최종 처분 통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권성진 기자 mark1312@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