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익숙한 결말…도라도 2위는 ‘기량 아닌 구조’의 결과인가 [배우근의 롤리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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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익숙한 결말…도라도 2위는 ‘기량 아닌 구조’의 결과인가 [배우근의 롤리팝]
사진|JTBC캡처
최근 막을 내린 JTBC ‘싱어게인4’에서 우승은 이오욱, 준우승은 도라도가 차지했다. 가수와 노래에 대한 평가는 일정부분 주관적 평가이기에 인정과 불인정의 경계가 있다. 다만 필리핀 출신 가수 도라도가 기술적 면을 놓고보면, 이오욱에 비해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최종무대에서 이오욱은 경연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샤우팅으로 시청자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리고 도라도는 숨겨둔 댄스와 함께, 고음과 더불어 중저음까지 적절히 소화하며 완성형 가수의 모습을 선보였다. 국내가수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스펙트럼을 뽐냈다.

기량만 놓고보면 이번 시즌 최상위라는 평가였다. 그런데도 도라도는 2위에 그쳤다. 이오욱이 부족했다는 말은 아니다. 진정성 넘치는 보컬, 호소력 있는 음압, 택배기사로 일하며 노래를 놓지 않았던 서사까지. 오디션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실제로 싱어게인 역대 우승자들의 계보를 보면 이오욱의 우승은 매우 ‘정석적인 결말’이다.

지난 시즌을 봐도 싱어게인은 일관적인 면이 있다. 이전 싱어게인 시즌1에서 3까지 모든 우승자는 남성가수였다. 이는 슈퍼스타K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경연 프로그램의 결과도 일맥상통한다. 역대 여성 우승자는 한명도 없었다. 같은 포맷, 같은 구조, 같은 결과다.

사진|JTBC캡처
그런데 이상하다.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고 노래하는 사람의 절반도 여성일거다. 그런데 우승은 높은 빈도수로 남성의 몫이다. 그렇다면 이건 실력의 문제라기 보단, 구조의 문제라고 봐야할 측면이 존재하지 않을까.

이번 시즌 도라도는 필리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미 하나의 장벽을 안고 출발했다. 언어와 문화, 팬덤 형성의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한국인 이상의 감성을 노래에 실어내며 매번 감동적 무대를 연출해냈다. 시청자와 전문가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실력과는 별개로 팬덤의 작동원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종결과에서 실시간 문자와 온라인 투표는 40%를 차지한다. 이 영역은 실력보다 팬덤이 작동한다. 그리고 여성 시청자는 상대적으로 투표에 적극적이다. 게다가 여성 팬덤은 남성 가수에게 더 오래, 더 강하게 함께 호흡한다.

아이돌 시장만 봐도 답은 분명하다. 여자 아이돌보다 남자 아이돌의 경제성이 높다. 장기 팬덤, 굿즈, 콘서트, 반복 소비 구조가 다르다. 이 논리가 싱어게인과 같은 경연프로그램에도 그대로 작동할수 있고, 이는 제작진에게 영향을 끼칠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온라인 반응을 살펴봐도 이를 지적하는 내용이 꽤 있다. ‘노래는 도라도가 이겼는데 시스템은 이오욱을 골랐다는 평가, 이해되지 않는 결과 때문에 괜히 이오욱까지 싫어진다’는 불편함이다. 심지어 인종차별과 심사위원 자질문제까지 거론된다.

사진|JTBC캡처
물론 이런 반응이 모두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질문은 유효하다. 오디션은 실력 경쟁인가, 팬덤 예고편인가의 시선이다.

이번 ‘싱어게인4’는 역대 가장 높은 평균치를 가진 시즌이었고, 그 중에서도 돋보인 이오욱의 우승 자격은 충분하다. 도라도와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이었다. 다만 그 종이 한 장을 결정한 것은 노래가 아니라 구조였다면 공정의 문제와 직면한다.

더불어, 2위 도라도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시즌1’에서 3위에 그쳤던 이무진은 이후 더 크게 성공했다. 우승이 곧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방증이다.

다만 공정해야 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왜 여성 우승자가 희귀한지에 대한 질문은 구조상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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