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기부금 57% ‘행방 묘연’… 병사엔 단 8%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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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부금 57% ‘행방 묘연’… 병사엔 단 8% 사용
감사원, 軍 기강 특별점검 결과 장교 격려금·해외여행비 유용도 보안 위반자 5년 새 254% 폭증 산하기관장은 관용차 사적 이용
우리 군이 지난 5년(2020∼2024년)간 집행한 기부금 546억원 중 57%(309억원)가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 기부금은 되도록 병사들을 위해 쓰여야 하지만, 이들을 위해 사용된 건 8%(44억원)에 그쳤다.

감사원은 8일 이러한 내용의 국방 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를 밝혔다. 군은 기부금품법에 따라 육·해·공군 본부 등 165개 기관에 기부금 접수·심사를 하는 기부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국방부는 2018∼2023년 12차례에 걸쳐 기부금을 간부들에게 편중해 쓰지 말라고 각 군에 전파했다.

이런 지시가 일선 부대에선 공염불이었다. 감사원이 각 군 40개 기관을 표본 조사해 보니, 기부금 157억원 중 26억원(16.6%)이 장교 격려금이나 해외여행 경비로 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일들은 기부심사위원에 이해관계 없는 민간인을 포함토록 한 부대관리 훈령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부금품법과 동법 시행령상 기부금은 용도와 목적이 지정돼야 접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은 기부자가 누군지, 기부 목적이 무엇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기부금을 쌈짓돈처럼 꺼내다 썼다.

군의 보안의식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년 492명 수준이던 보안사고 위반자는 2024년 1744명으로 254% 폭증했다. 대부분 위·영관 장교들이었다. 2·3급 군사비밀을 이중 잠금장치에 보관해야 하지만 책상 위에 두거나, 암호장비를 컴퓨터에 꽂아두고 퇴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육군 모 사령부 등 40개 부대는 퇴직자 905명이 공무원증을 반납하지 않았는데도 방치할 정도로 부대 출입관리가 허술했다.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은 사업회 지원을 위한 후원회 설립 과정에 민간업체 참여를 요구, 50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휴일에 골프장이나 공항을 가는 데 반복적으로 관용차를 쓰기도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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