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여기는 나의 구역, 물러서지 않아”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히트곡 ‘소리꾼’은 도입부부터 거침이 없다. 남들의 잔소리 따윈 신경 쓰지 않겠다는 ‘줏대’, 귓가를 때리는 강렬한 브라스 사운드, 그리고 무대를 휘젓는 악동 같은 퍼포먼스. 이 노래를 자동차로 빚어낸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미니(MINI)의 고성능 라인업, JCW(John Cooper Works)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뉴 미니 컨트리맨 S ALL4 JCW 트림’을 만났다. 하얀색 도화지 같은 차체에 시크한 블랙 루프를 얹은 이 녀석은 도로 위의 ‘소리꾼’이다.
◇ 덩치는 커졌지만, ‘악동’ DNA는 그대로
실물을 마주하면 “이게 미니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전 세대보다 확연히 커진 차체는 듬직한 SUV의 풍채를 자랑한다. 트렁크 도어 중앙에 넓게 펼쳐진 ‘C O U N T R Y M A N’ 레터링은 이 차의 자신감을 대변하는 듯하다.
하지만 디테일을 뜯어보면 영락없는 ‘악동’이다. 전면부 팔각형 그릴에는 레이싱 깃발을 연상시키는 ‘체커드 플래그’ 패턴이 적용돼 달리고 싶은 본능을 감추지 않는다. 측면 사이드 스커트와 C필러에 박힌 JCW 배지, 그리고 휠 안을 꽉 채운 브레이크 캘리퍼는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가 됐음을 알린다.
◇ “우르르 쾅쾅”… 심장을 두드리는 비트와 배기음
‘소리꾼’의 후렴구 “우르르 쾅쾅 쾅쾅”이 터져 나올 때의 전율.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과 닮았다. 2.0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묵직한 차체를 가볍게 밀어붙인다. 엑셀을 밟자마자 튀어 나가는 반응 속도는 가사 그대로 “할 말을 내뱉어 퉤, 퉤, 퉤”다. 주저함이 없다.
환경 규제로 배기구에서 터지는 실제 ‘팝콘 소리’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실내를 채우는 가상 사운드(ASD)가 운전자의 도파민을 자극한다. 가짜라고 폄하할 필요 없다. 이만큼 운전자를 흥분시키는 ‘소리’라면 그게 곧 진짜다.
◇ “빵빵거려”…얌전한 도로는 거부한다
승차감? 솔직히 말하겠다. 탄탄하다. 도로의 요철을 엉덩이로 읽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JCW 감성을 타면서 승차감 타령을 하는 건, 록 페스티벌에 가서 발라드를 찾는 격이다. 이 차의 진가는 굽은 길에서 나온다. 사륜구동 시스템 ‘ALL4’가 네 바퀴를 꽉 움켜쥐어 바닥에 껌처럼 붙어 돌아나가는 접지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덩치는 커졌어도 ‘고카트(Go-kart)’ 필링은 여전하다.
스트레이 키즈가 “나무꾼은 얼른 돌아가시오”라고 외치듯, 운전의 재미를 모르는 얌전한 차들은 비키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꽉 막힌 도심에서도, 뻥 뚫린 국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남들의 시선(ETA)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니까.
◇ 디지털 옷 입은 아날로그 감성…“이동 수단 넘어선 놀이터”
실내의 주인공은 단연 삼성과 협업한 원형 OLED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를 이 둥근 화면 하나에 모두 담았다. 기능은 ‘바퀴 달린 스마트폰’ 그 자체다. 스마트폰을 통해 미니 앱(MINI App)에 접속하면 원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차량에 직접 설치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부터 음악 스트리밍까지, 스마트폰을 쓰듯 자유롭게 기능을 확장한다. 블루투스 연결성도 대폭 개선돼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차가 멈추면 이 공간은 또 다른 변신을 꾀한다. 정차 중에는 실내 카메라를 활용해 Zoom 화상 회의에 얼굴을 비추며 참여할 수 있다. 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움직이는 사무실이 되는 것이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블루투스 컨트롤러를 최대 2개까지 연결해 비디오 게임을 즐기면 된다. 조수석 친구와 내기를 걸어도 좋겠다. 미니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아늑한 ‘디지털 놀이터’로 진화한 순간이다.
흥미로운 건 그 아래다. 화려한 터치스크린 밑에 여전히 ‘딸깍’거리는 토글스위치 시동 버튼을 남겨뒀다.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도 운전의 직관적인 손맛만큼은 절대 잃지 않겠다는 미니만의 고집, 즉 ‘줏대’다.
◇ 총평: 지루한 일상에 던지는 ‘천둥소리’
미니는 모두를 위한 차는 아니다. 가족을 태우고 안락함만 추구한다면 다른 차를 알아보라. 하지만 지루한 일상에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면, 도로 위에서 나만의 ‘소리’를 내고 싶다면 정답은 이 녀석이다. “네가 뱉은 말 다 주워 담아”라고 외치는 스트레이 키즈처럼, 미니는 도로 위에서 가장 당돌하고 시끄러운 악동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