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진 밥상’에 체감물가↑…韓 증시, K자 성장 심화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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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진 밥상’에 체감물가↑…韓 증시, K자 성장 심화 [한강로 경제브리핑]
지난해 소비자의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중 69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생활물가지수(2.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치를 상회한 이들 품목 중에서 먹거리에 해당하는 품목이 44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가 먹거리를 중심으로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또다시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꿈꿔온 ‘오천피’(코스피 5000)도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훈풍에 반도체주만 활황을 보이고 내수주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K자 성장’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저신용자, 저소득자 등 이른바 금융소외계층을 품는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한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고등어 및 생선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 영향에 고환율 덮쳐…등골 휘는 밥상물가

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의 경우 지난해 18.2% 올랐는데, 2020년과 비교하면 불과 5년만에 150.2%나 폭등했다. 귤값 폭등은 생산량 감소와 기후 영향이 크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귤의 경우 생산량이 해마다 줄고 있는데, 2024년에는 날씨 영향으로 생산량이 대폭 감소해 가격이 폭등했다”며 “2025년엔 생산량이 회복됐지만, 좋은 품종이 높은 값에 팔리면서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인 쌀과 빵의 경우 각각 7.7%, 5.8% 상승하며 체감물가를 밀어 올렸다. 쌀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값이 치솟았는데 지난해 9월 15.9%, 10월 21.3%, 11월 18.6%, 12월 18.2% 오르며 밥상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 20㎏의 가격은 6만3032원으로 전년 대비 18.4%나 올랐다.

이 밖에도 김은 전년 대비 14.9%, 마늘 11.7%, 고등어 10.3%, 돼지고기 6.3%, 양파 6.2%, 햄 및 베이컨 5.7%, 참기름 5.1% 올랐다.

서민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쉽게 찾는 냉동식품 역시 5.5%, 편의점도시락 3.5%, 즉석식품 3.0% 오르며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싸다”고 언급했던 라면 가격은 5.0% 올랐는데, 2020년과 비교하면 23.8%나 급등했다.

더 큰 문제는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소고기는 지난해 4.7%, 고등어는 10.3% 올랐는데,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되면서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고등어의 경우 주로 수입하는 노르웨이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환율 외의 가격상승 요인이 더 남아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먹거리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농수산물에 이어 유통 효율화 및 경쟁촉진 방안 등을 담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도 다음 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훨훨’ 내수주 ‘주춤’…증시 ‘K자 성장’ 심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원익IPS 등 국내 10대 반도체 제조사가 포함된 KRX반도체 지수는 지난해 12월16일 5656.26에서 이날 7372.28로 장을 마감하며 30.34%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 지수도 같은 기간 20.71%(2384.79→2878.75) 증가해 지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주가 모여있는 K조선 TOP10 지수도 이 기간 8.92% 증가했다. 이날도 반도체·정보기술·조선 지수가 모두 상승했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1(0.03%) 오른 4552.37에 장을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같은 기간 2차전지는 3316.02에서 3075.15로 7.26% 급감했고, 내수를 가늠하는 필수소비재 지수도 6.18% 감소했다. 2차전지주의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략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소재 업체의 공급계약 해지·축소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 감소로 내수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필수소비재 기업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종목 간 불균형이 확대된 배경에는 양극화 양상을 뜻하는 ‘K자 성장’이 있다. 국내 주력업종인 반도체·조선·방산 등은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는 한편, 중간재 수입이나 내수 업종은 여전히 전망이 좋지 않은 영향이다.

지나친 종목 쏠림 현상에 코스피가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코스피의 38%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사그라지지 않은 AI 거품론에 따른 반도체주 급락이 코스피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전망은 나뉜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수출은 조선과 반도체 위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의 업종별 쏠림 현상도 더욱 확대됐다”며 “K자형 경제 성장 구조가 향후 일정 기간 유지 가능성이 크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AI 관련 지출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주식시장의 업종별 쏠림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금융권, 서민 포용금융에 90조원 투입

금융위원회는 이날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열고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 지원 △금융안전망 강화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세부 내용과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정부는 시중은행에서 외면받는 금융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정책서민금융에 19조3000억원가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햇살론과 불법사금융예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청년의 사회 진입 준비 및 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생계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미소금융’을 신설한다. 미소금융 금리는 4.5%, 최대한도 500만원이다.

기존 연체자의 재기 지원을 위한 제도도 마련한다. 우선 과도한 추심을 예방하기 위해 매입채권주심업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허가 요건을 현행 신용정보법상 ‘채권추심회사’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22개에 불과한 채권추심회사와 달리 매입채권주심업체는 834개에 달하며, 부적격한 회사 간 치열한 경쟁이 과도한 추심으로 이어지는 폐해를 완화하려는 취지다.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을 위한 ‘원스톱 종합 전담 지원 체계’도 구축한다. 불법사금융 피해자가 신고하면 불법추심 중단부터 대포통장 차단, 채무자 대리인 선임, 소송 구제 등이 한 번에 이뤄진다.

아울러 금융권의 포용금융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은행 포용금융 실적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에 신설되는 서민금융안정기금 출연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식이다.

5대 금융지주(KB·17조원, 신한·15조원, 하나·16조원, 우리·7조원, NH농협·15조원)도 향후 5년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방안을 내놨다. 이들은 △대부업권 대출 대환 △햇살론 이자 캐시백 △신용대출 금리 7% 상한제 등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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