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아끼는 대상이 고통에 처했을 때의 느낌…내 삶에 관대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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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아끼는 대상이 고통에 처했을 때의 느낌…내 삶에 관대함을
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지는 완벽주의의 심리를 짚고, 그 대안으로 '자기자비'라는 태도를 제안하는 심리 코칭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실수와 부족함을 개인의 결함으로 몰아붙이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과도한 자기비난이 불안과 번아웃, 자존감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 책은 완벽주의를 없애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자기비난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수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완벽주의의 구조를 이해하는 이론부터 유연한 사고법, 자존감을 회복하는 자기자비 실천법까지를 단계적으로 제시하며, 성과 중심의 삶에 지친 이들에게 자신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을 건넨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목표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기분이 드는가? 생각만 해도 막막하고 답답하고 회피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가? 그렇다면 목표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나를 숨 막히게 하는 목표를 현실적이고 유연한 모습으로 바꾸면 어떤 형태가 될까? '이 정도면 한번 해볼 만하겠군!'이라는 생각이 드는 목표는 어떤 모습인가? 목표는 양치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양치질을 하면 좋다. 그러나 우리가 양치질을 하기 위해 사는 건 아니다. 목표도 마찬가지다. 목표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 p.27
완벽주의 성향은 개인의 탓이 아니다. 타고난 기질과 양육 환경, 사회의 부적절한 협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한 결과는 개인의 책임으로 남는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한 인간의 가치는 무엇으로 구성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가치는 그의 성취와 타인의 인정에 달려 있는가? 아니면 그 존재 자체에서 기인하는가? 만약 전자라면 우리는 끊임없이 높은 기준을 추구하며 성취와 인정을 위해 분투하는 게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후자라면 나 자신으로 살 권리가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 p.66
생각과 현실을 구분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인지적 왜곡을 수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코칭에서 안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완벽주의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지적 왜곡의 종류를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이 많은 완벽주의자들이 범하는 인지적 왜곡의 한 종류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그 생각을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내가 하는 생각이 '1) 현실적인가?, 2) 도움이 되는가?'를 각각 구분해보는 것이다. - p.75
완벽주의자들에게는 60점짜리 나 자신과 60점짜리 하루가 실패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60점은 절반 이상의 점수다. 40점이라면 2/3 이상이다. 1점이라면 적어도 0점은 아니다. 1점인 날을 인정해주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100점의 날이 와도 그걸 어떻게 인정할 수 있을까? 자신의 경력을 돌아봤을 때 제대로 한 게 없는 것 같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어떻게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경력이 존재하는가? 오늘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생존해 있는가? 회피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떻게 직면해서 알아차릴 수 있었는가? 지금 부족하게 보이는 것들은 사실 채워진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보이는 구멍들이 아닌가? - p.84
자기자비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내가 정말 아끼는 대상이 고통에 처해 있을 때 나는 어떤 마음이 드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질문을 받으면 나는 우리 집 고양이가 떠오른다. 힘든 세상 편히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도 '이지'라고 지었다. 만약 이지에게 힘든 일이 생기거나 이지가 아프면 나는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이지를 보살필 것이다. 이런 따뜻하고 연민 어린 마음을 자신에게로 확장해주는 것이 바로 자기자비다. - p.123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기를 바라는 욕망이 있다. 대부분의 자기비난은 이러한 욕망의 반증이다. '나는 한심해'라는 비난 속에는 '나의 가치를 찾고 싶어'라는 소망이, '나는 게을러'라는 목소리에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실천하고 싶어'라는 마음이, '나는 이기적이야' 하는 책망 속에는 '더 좋은 관계를 맺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기비난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다. 다만 자기비난을 통해 우리가 '어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짐작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 - p.177
내가 오늘 해내지 못한 일에 집중하는 것은 자기비난으로 이어지기 쉽다. 자기비난은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대신 내가 오늘 해낸 일들에 집중해보자. '오늘 어떻게 휴대폰을 그만 보고 도서관에 갈 수 있었을까?' '노트북을 켠 것만으로도 좋은 시작이다. ' '시작이 반이라는데, 나는 이미 반을 한 것이다. ' 내가 해낸 것에 집중해야 그걸 반복할 수 있다. - p.214
누구도 언제나 모든 일에서 100점일 수는 없다. 프로 타자들도 타율이 3할 대다. 10번 중에 일곱 번 안타를 놓쳐도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프로 타자들은 결코 대충 살지 않는 집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조차 완벽하지 않다. 나는 우리가 100퍼센트를 하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중요한 것들 중에는 결과물을 내놓는 것도 있겠지만, 심리학자로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일을 하는 과정과 일상 자체다. - p.220
요새 나는 옳고 그름을 따지고, 누가 더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따지기보다 친절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건 내가 유별나게 착하고 성숙해서라기보다 유별나게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일하며 내가 실수했을 때 나의 실수를 아무 말 없이 넘어가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했음을 안다. 지금까지 나의 부족함을 말없이 눈감아준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 걸 생각하면 나도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이 든다. - p.248

나는 왜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힘들까 | 이서현 지음 | 웨일북 | 272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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