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철거는 시작됐는데…광천터미널 복합화,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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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철거는 시작됐는데…광천터미널 복합화, 어디까지 왔나

지난 7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일대. 유스퀘어 문화관 외벽은 가림막으로 둘러싸였고, 터미널과 백화점을 잇던 내부 통로는 폐쇄됐다. 시민들은 '백화점 가는 길'이라고 적힌 임시 안내판을 따라 건물 밖으로 나와 무진대로 쪽 가설 보행로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었다.


철제 구조물로 설치된 임시 통로는 길게 이어졌다. 캐리어를 끄는 승객들과 짐을 든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췄다. 통로 벽면에는 '광주 비엔날레' 문구가 인쇄된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고, 곳곳에 '백화점-터미널 이동 경로 안내' 표지판이 세워졌다.


터미널 내부 대합실은 평소처럼 붐볐지만, 변화의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문화관 외부에는 해체 공사 안내 표지판이 부착돼 있었고, 공사 기간은 2025년 7월 1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로 명시돼 있었다. 이미 일부 외관 철거는 진행된 상태다.

가설 통로 외벽을 채운 가림막은 단색 안전 펜스 대신 일러스트로 꾸며졌다. 광주의 주요 공간과 일상이 선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이어졌고, 구 전남도청, 광주 비엔날레, 무등산 등 익숙한 장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통행로를 지나던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걸음을 잠시 늦추고 그림을 훑어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돌아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하면서도 "오래된 시설이라 바뀌는 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언제쯤 공사가 끝나는지", "불편이 얼마나 더 이어지는지"를 묻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2조9천억 원 규모 복합개발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노후화된 광주 종합버스터미널과 유스퀘어 일대를 백화점 확장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공간으로 재편하는 사업이다.


광주시가 공개한 광주신세계의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사업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사업 대상지는 10만1,150㎡ 규모다. 이곳에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백화점, 문화·상업·업무·호텔·교육·의료·주거시설이 들어선다. 건물은 지하 7층~지상 최고 47층, 연면적 81만4,675㎡ 규모로 조성되며, 총사업비는 약 2조9,000억원이다.


사전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시설 구성은 상당 부분 정리됐다. 주상복합 면적은 사전협상대상지 선정 당시 제안됐던 16만4,238㎡(516세대)에서 10% 이내인 567세대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호텔은 국제행사 수요를 고려해 5성급 또는 특급호텔로 추진하기로 했다.


초기 협상 제안서에 포함되지 않았던 650석 규모 공연장도 새롭게 반영됐다. 광천터미널 진입을 위해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 방향에서 2차선 규모의 지하 직결 경사로(램프)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사업의 규모와 기본 틀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사전협상은 막바지…남은 쟁점은 공공기여금"

이한민 광주시 도시계획과장은 "사전협상만 놓고 보면 막바지 단계"라며 "다만 사전협상 이후에도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건축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어, 곧바로 착공으로 이어지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남은 핵심 쟁점은 공공기여금 규모다. 이 과장은 "신세계 측이 제시한 공공기여금은 828억원으로, 신세계가 제안한 사업 규모 등을 근거로 산정된 금액"이라며 "공연장, 호텔 등 복합시설의 용도별 건축 규모에 따라 건물 가치가 달라지고, 이를 토대로 감정평가 금액이 산출된다"고 설명했다.


공공기여 산정 구조에 대해서는 "감정평가에서 종전 토지 가격은 동일하지만, 개발 이후 종후 가격은 사업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 종전·종후 가격 차이를 기준으로 40~60% 범위에서 협상을 통해 공공기여금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현재 단계에 대해서는 "감정평가로 산출된 금액을 놓고 협상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사전협상조정협의회는 현재 5차까지 진행됐고, 6차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과장은 "해당 회의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논의 과정이어서 구체적인 시점을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연말 확정을 목표로 했으나, "광주시와 신세계가 각각 기대했던 금액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조정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협상이 장기화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세계 "철거는 협상과 무관"…일정대로 진행

광주신세계 측은 공공기여금 산정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도 철거 일정과는 선을 그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안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 "공공기여금 산정 문제를 두고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스퀘어 문화관과 주차장 철거는 공공기여 협상 결과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사안"이라며 "올해 4월 말까지 최종 철거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합쇼핑몰 상권 영향 평가…"경제효과 크지만, 업종별 대응 필요"

광주에서 추진 중인 3개 복합쇼핑몰을 대상으로 한 상권 영향평가 연구용역에서는 조성 단계에서 총 16조4,412억원의 경제효과와 5만7,123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운영 단계에서도 생산 유발 5조7,238억 원, 부가가치 2조5,100억 원, 취업 유발 4만6,933명이 제시됐다.


용역 결과, 시설별·업종별 매출 변화는 차이를 보였으며 음식점, 커피·제과 등 체류형 업종은 대체로 증가했지만, 일부 품목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더 그레이트 광주(신세계)의 경우 슈퍼마켓·음식점·의류 업종은 증가했으나 화장품과 일부 생활잡화 업종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대규모 복합쇼핑몰 출점이 지역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오지만, 업종별 영향이 상이한 만큼 상권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광주시는 골목상권 포인트 발행, 상생 복합시설 조성, 특례보증 확대, 대규모점포?소상공인 연계 프로그램 등을 후속 과제로 제시했으며, 향후 상권 의견 수렴과 상생발전협의회 운영을 통해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을 광주 도심 유통 환경 변화와 맞물려 지켜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천터미널은 광주뿐 아니라 전남 이용객 비중도 적지 않은 시설"이라며 "최근 논의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흐름까지 감안하면, 소비와 이동 범위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살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복합시설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제 운영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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