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자극적이고 달콤한 맛은 금세 물리고, 쌓인 일회용품과 더부룩한 위장만 남는다. 배는 부르지만 충만하지 않은 식사를 하고 나면 후회가 몰려오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음식을 잘못 먹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복잡하고 거대한 글로벌 식품 메커니즘의 결과다.
이 메커니즘은 우리를 살찌우고,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한다. 어디서나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햄버거가 대표적이다. 햄버거와 같은 간편식은 대사 증후군을 비롯한 식이성 질환을 촉발한다. 햄버거 패티에 사용되는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량 발생한 메탄가스는 지구를 달군다. 패스트푸드 가게가 밀집된 지역은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지역이며 저소득층의 건강하지 않은 식사는 추가적인 의료비 지출로 이어진다. 이 총체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나쁜 식사’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김선영 옮김/ 어크로스/ 2만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레옹(Leon)의 창립자인 헨리 딤블비와 뉴스잡지 ‘더 위크’의 30년 경력 편집자인 제미마 루이스는 오늘날 식습관은 식품의 생산∼유통∼소비로 이어지는 거대한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 시스템은 대량 생산에 적합한 작물을 키우고, 오래 보관 가능한 음식을 세계 곳곳으로 운반하며, 소비자에게는 가장 빠르고 싼 선택지를 끊임없이 권한다. 뛰어나 보이는 이 시스템에 대해 저자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숨겨져 있는 진실을 밝힌다. 오로지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 야생동물 전체보다 20배 많다는 사실부터, ‘자연산’ 카놀라유는 수많은 화학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며, 영양 균형이 완벽해 보이는 간편식품이 사실은 허상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포장된 메커니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수많은 도구와 지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은 훨씬 더 근본적인 적응력”이라며 “다시 한번 창의력을 발휘해 식량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