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경기도 성남 분당과 과천 등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배후 지역들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용인 수지구는 4주 연속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하고, 서울에선 동작구가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전형적인 '갭메우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 규제가 실수요자들을 '합리적 차선책'으로 떠밀면서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지 상승률 4주 연속 1위…연율 환산시 20% 이상 '폭등'
1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는 조사 대상 시군구 178곳 중 4주 연속 상승률 전국 1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12월 1주차 0.37%(전국 3위)로 예열을 시작하더니, 12월 3주차부터 이달 1주차까지 한 달 내내 전국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다. 12월 3주 0.43%, 4주 0.51%, 5주 0.47%, 1월 1주 0.42%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 0.4~0.5%는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20%가 넘는 폭등 수준이다. 강남과 분당이 주춤한 사이, 신분당선 라인의 배후지인 수지로 매수세가 옮겨붙은 형국이다. 수지의 폭등은 상위 급지인 강남·분당과의 가격 격차가 좁아지는 '시차 효과'로 풀이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강남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분당과 수지가 따라 오르는 패턴이 반복됐으며, 특히 수지 시세가 분당의 약 65% 선을 유지하는 '65% 법칙'이 시장의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분당 아파트값이 국민평형(84㎡) 기준 25억~26억 원대에 안착하면서, 65% 법칙을 적용할 경우 수지 역시 15억~16억 원 선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성복역 인근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달 15억 75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되며 이 같은 가격 따라잡기를 증명했다. 비슷한 시기 청약을 진행한 '수지 자이 에디시온'의 84㎡ 분양가는 약 15억원이었다.
10·15 대책 여파…"돈 모자란 실수요자의 차선"
수지는 우수한 직주근접성 덕분에 2030 젊은 세대의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내 구 지역 중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수지구(7768건)였다. 분당(6948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탄탄한 수요에 10·15 대책의 규제가 상승세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 랩장은 "신분당선을 타면 판교를 거쳐 강남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강남·분당의 집값이 크게 올랐을 때 수지가 가장 합리적인 차선책으로 부각된다"며 "대출 규제로 자본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9억~10억 원대로 접근 가능한 매물이 있는 수지로 응집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로 인한 갭메우기 현상은 서울에서도 뚜렷하다. 새해 첫 주간 조사에서 동작구가 서울 상승률 1위(0.37%)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동작구는 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동작구는 지난해 연간 상승률 10.99%를 기록했음에도 주간 1위를 차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강남이나 분당 아파트값이 부담스러워진 실수요자들이 정주 여건이 우수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에서 갭메우기 성격의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대출 규제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입지가 검증된 배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의미한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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