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들을 비롯한 한미합동조사단이 기체와 로컬라이저(방위각표시시설)가 있는 둔덕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사조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사조위가 지난해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의뢰한 ‘충돌 시뮬레이션 보고서’ 결과 “2020년 실시된 콘크리트 둔덕 개량은 사고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이 도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사고 기체와 활주로, 각종 구조물 간의 충돌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특히 2020년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보강을 위해 기존 둔덕 위에 길이 40m, 폭 4.4m, 높이 0.3m의 콘크리트 상판을 덧댄 개량 공사가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보고서는 “둔덕 위에 덧댄 콘크리트 상판은 사고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상판이 없는 개선 전 둔덕 구조가 승객에게 더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항공기 앞부분이 상판에 먼저 충돌하면서 기체 속도가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엔진 부분이 받은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논리다. 엔진 충돌로 인한 폭발과 화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점을 감안할 때, 상판이 오히려 충격을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에게 상당한 법적 방어 논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항안전운영기준은 구조물을 충돌 시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무안공항 둔덕은 규정 도입(2010년) 전인 2007년에 설치되어 소급 적용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컸던 2020년 개량 공사마저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수사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종선 항공 전문 변호사는 언론에 “국토부 관계자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법원이 둔덕 자체의 위험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향후 재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안=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